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시중은행들이 프라이빗뱅킹(PB)과 자산관리(WM)서비스 대상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수억원대 자산가들만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5000만원만 보유해도 VIP 대접을 받게 되는 것이다.
더이상 이자 마진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만큼 VIP고객군을 넓혀 펀드 판매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 수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10월부터 시행될 계좌이동제로 인해 생길 고객이탈 문제를 PB서비스 강화로 풀겠다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11월 총 예치금 5000만원 이상 고객에게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씨티 프라이어리티(Citi Priority)'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고객군에는 수수료 및 금리 혜택은 물론 전담 직원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온라인 등을 통한 전용 핫라인까지 개설해 언제든 상담이 가능하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각종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1980년대 처음으로 국내에 PB개념을 도입한 만큼 원조 WM 은행의 강점을 살려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자문 방식으로 WM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사도 잇따라 PB서비스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우리은행은 그간 고액자산가에게 집중되던 부동산·세무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중산층으로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말 서울·경기·부산·울산 등지에 준자산가를 대상으로 종합 자산관리를 해주는 ‘신한 PWM(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라운지’를 열었다. PWM라운지는 일반 신한은행 지점에 신한금융투자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형태의 복합점포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전국 26곳의 기존 'PWM센터'에서 3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던 서비스를 전국 16개 신한은행 일반 점포에서 자산 1억원 이상의 고객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의 자산관리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달라는 일반점포 VIP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PWM 라운지를 운영하게 됐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연령대까지 확대하고 있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브랜드인 '스타테이블(STAR TABLE)'이 기존 중장년층 고객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20~30대 고객으로 넓힌 것이다. 다만 관리해줄 수 있는 자산을 가진 20~30대 고객이 많지 않은 만큼 경력관리나 문화아카데미를 제공하는 등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초에는 PB센터 기준을 5억원에서 3억원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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