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신흥국 불안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 신뢰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투자 분위기를 높였지만 중국과 신흥국발 경제 침체로 유가증권시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외국인 매도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세계 경제 흐름이 좋지 않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시장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9월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제·금융 불안 등 불안요인 전개에 따라 외국인 순매도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금융시장에서는 9월 위기설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9월 한국 금융시장을 강타 할 것이라는 견해와 외국인 매도가 최근 삼성, 롯데 등 대기업에 국한 됐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허재환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이후 중국 무역흑자는 확대됐고 한국, 태국 등의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나빠졌다”며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후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고 9월 위기설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중국 위안화 절하가 발표된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은 32.1%(398조원)로 2011년 8월 이후, 그리고 코스닥을 합친 전체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은 29.1%(419조원)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원인으로 ▲주요국 성장둔화 ▲원자재가격 하락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신흥국 불안을 꼽는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 흐름으로 볼 때 이 같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 순매도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대외요인 여건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 신뢰 하락도 셀 코리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분기 0% 성장률에 대한 회의론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는 이유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를 잡기 위해서는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국인 매도가 별다른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제금융 불안 등 불안요인 전개에 따라 외국인 순매도가 본격화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국내 대형종목들에 지나치게 집중된 외국인 투자가 국내 증시의 균형적 성장을 제약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간 경쟁강화 방안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또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긴급 경제점검상황 회의를 열고 외국인 자금 흐름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자금 흐름이 셀 코리아로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은 “정부는 국내외 시장 동향 및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대한 24시간 점검체제를 가동하겠다”며 “올해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과 연계해 발생 가능한 모든 대외불안요인을 점검하고 필요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차관은 이어 “중국 경제 동향 및 전망에 대해 국내외 다각적인 채널을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수출구조 변화 등에 따른 우리 주요 산업 경쟁력 강화를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전략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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