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모처럼 경기도 과천을 찾았다. 그것도 추사(秋史) 박물관이다.
추사박물관에서는 20일부터 30일까지 2015년 특별기획전 ‘오입곡:벼루에 삼라만상을 담다[萬象一泓]’가 열린다. 추 대사는 20일 오후 3시 열린 개막식에 참석했다.
오입곡(吳笠谷)은 벼루학[硏學]을 제창한 중국의 손꼽히는 벼루 작가다. 오 작가는 창작벼루 34점, 고벼루 탁본 14점, 명·청대 벼루 12점, 서화 30점 등 90점을 이번에 전시한다.
이 전시회는 주한중국문화원 중국공예미술협회 추사학회 동아시아문헌연구소 등 양국 주요 문화단체에서 후원한다. 전시회에서는 오 작가의 벼루 예술 뿐아니라, 추사 김정희와 관련된 옛 현인들을 기념하는 특제 벼루도 선보인다.
추사에게는 두 청나라 스승이 있다. 청나라 중기 학자이자 서예가인 옹방강과 고증학의 영수인 완원이다. 두 스승은 추사에 대해 ‘고경에 능하고 개성이 뚜렷하다’고 찬탄했고 추사는 자신의 삿갓 쓴 모습이 유배가는 소동파와 닮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다. 오 작가는 이런 추사를 존경해왔고 이름도 추사와 소동파의 처지를 담아 ‘입곡’(깊은 산골에 기거함)으로 지었다. 전시회에서는 추사와 소동파의 인연을 써내려간 작품도 있고, 오 작가의 스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써준 글귀를 적은 벼루도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추 대사를 비롯해 순이옌 주한중국문화원 부원장, 신계용 과천시장, 송호창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추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과 중국은 수교 23년째를 맞아 최고의 동반자 관계를 이루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인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서로 통한다. 이 전시회를 비롯한 각종 문화교류를 통해 한중관계는 더 공고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추사를 깊이 존경해왔고 추사체에 매료됐다. 내게 추사는 내 고향인 안휘성에 있는 황산과 같은 존재다. 해외에서 처음 여는 이 전시회를 통해 양국의 문화교류가 더 다양하고 두터워지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오 작가는 추사 기념벼루를 만들어 박물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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