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애견보험 가입자는 찾기가 쉽지 않다.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로 인해 애견보험상품 판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견보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려동물 관리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업계는 목소리를 높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인구는 약 1000만명,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올해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인구 5명당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향후 이 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일명 '펫보험'으로 불리는 애견보험 가입율은 정작 전체의 0.1%에도 미치지 못 한다. 애견보험에 가입하면 반려견의 치료 및 수술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보험사 자체의 취급률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 단 두 곳만이 애견보험을 판매 중이다.
삼성화재가 판매중인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피보험자 소유 애견의 장해, 질병치료비 손해 및 피보험자 소유 애견으로 인한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롯데손보가 판매 중인 '롯데마이펫보험'은 반려동물의 수술, 입원시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상품은 갱신시 보장 나이를 11세까지 가능케 해 가입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지난 2012년 476건에서 2014년 879건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는 439건이 팔렸다. 롯데손보의 '롯데마이펫보험'도 2013년 590건에서 2014년 762건으로 판매량이 늘었으며 올 상반기에도 360건이 판매됐다.
이 같이 애견보험의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데도 정작 업계에서는 신상품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지난 달부터 애견숍이나 동물병원 등에서도 애견보험을 판매할 수 있도록 단종보험대리점제도를 허용했으나 이 역시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애견보험의 경우 타 보험대비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들이 취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려견을 이용해 과도한 보험금 청구를 요구하는 등 도덕적해이 우려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삼성화재, 롯데손보의 애견보험료도 연간 50만원 수준에 달한다. 타 보험 대비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동물병원마다 수술, 주사비용 등이 천차만별이고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많아 보상 과정에서 애로점이 많다"며 "애견보험이 활성화되려면 치료 및 수술비용에 대한 시스템 관리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까지 반려동물등록증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견주들도 많은 상황이라 무조건적으로 상품을 늘리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관리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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