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백년대계 1사1교 금융교육, 일석사조 효과 발휘할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8-24 0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24일 금감원 11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사1교 금융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서양에서는 이미 2500년 전에 철학자 탈레스가 올리브 압착기 사용권을 미리 선점하는 일종의 ‘선물·옵션’ 상품이 개발됐다. ‘1사1교 금융교육’은 일석사조의 효과를 거두며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 금융의 선진화를 이끌 것이다”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24일 금감원 11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금감원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1사1교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지난해 말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임명된 후 상반기 동안에만 ‘5대 금융악 척결’ 및 ‘20대 금융관행 개혁’ 등 금감원에서 추진하는 수많은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1사1교 금융교육, 4가지 효과 창출
 
그는 이 가운데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는 정책이 바로 ‘1사1교 금융교육’이라고 강조했다. 1사1교 금융교육이란 1사(금융회사 1개 지점)와 1교(학교 1개)가 결연을 맺고 조기 교육으로 금융지수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서 수석부원장은 “길게 보면 금감원 본연의 업무는 결국 미래세대가 금융지식을 갖추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1사1교는 일석사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 수석부원장이 언급한 4가지 효과는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금융 인프라 구축 △마케팅 및 고객 확보 △유휴인력 활용 등이었다.

서 수석부원장은 먼저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금융교육만큼 본업에 맞는 활동도 드물 것”이라며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스럽게 현재 시행하는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금융교육은 금융 인프라를 확충하고 금융산업 성장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성인이 된 후에도 다양한 금융상품 구매나 투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 수석부원장은 금융회사에게 이익이 되는 나머지 2가지 효과에 대해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융회사들의 참여 압력설에 대해 항변했다. 그는 “1사1교의 특성상 자매결연을 맺은 근거리 금융회사가 일선 학교에서 나가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미래 고객에게 브랜드 노출 등 간접적인 영업 전략으로 활용도 가능하다”며 “이밖에도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금융회사들의 인력 조정 후 유휴 인력들이 교육에 투입될 수도 있고, 일선 학교에서는 다년간 금융회사 경험자들에게 실용적인 부분을 배울 수 있는 등 강점이 많다”고 말했다.

◆ "해답은 교육…일회성 그치지 말아야"

금융당국 차원에서 이번처럼 대대적인 규모의 전국적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 수석부원장은 “지난 2003년 신용카드사태 당시 금융위원회에서 비은행감독 과장을 맡고 있었다”며 “사태를 수습을 하기 위해 전력을 다 했지만 당국의 뒷수습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태가 끝난 후 늘 머릿속에 해결책에 대한 고민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해답은 결국 교육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당시 경험을 토대로 금융교육에 대한 아이디어를 조금씩 발전시켰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되자 금감원장에게 적극 건의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학교 정규 과목에 금융을 포함시킨다는 말이 나온 지가 벌써 10년”이라며 “금융 과목이 정규 과목에 편입되는 것은 단순히 교육 차원을 넘어 입시정책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소리만 반복하며 손 놓고 있기보다는 금융당국이라도 나서서 조기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출범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을 서둘렀다”고 덧붙였다.

문서가 아닌 현장 경험 고민에서 비롯된 만큼 ‘금융교육’에 대한 서 수석부원장의 철학과 논리는 매우 탄탄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금융교육을 구상하면서 조기, 실용, 전국, 지속성 교육의 4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들 알다시피 일정 시점을 놓치면 경험이나 체험이 의미가 없는 게 교육의 특징”이라며 “유년기에 수준에 맞는 적절한 학습이 제공돼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일선 현장의 금융전문가들을 통해 실용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추진된 ‘1사1교 금융교육’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당초 접수 마감일은 지난 21일이었지만 일선 학교들의 지속된 문의로 열흘 더 연장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전국 총 5866개 금융회사 점포와 761개의 학교가 교육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먼저 접수한 학교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550개 학교와 578개의 금융회사 점포가 결연을 맺었다. 본격적인 금융교육은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 수석부원장은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지방, 도서지역 등에는 교육 사각지대 문제가 늘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국 단위 시행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조기 금융교육에서 시작해 초·중·고 과정에 걸쳐 매년 학기당 4시간이라도 수업이 지속된다면 정규 과정 못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