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따르면 현재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미국인 중 17%가 심각한 채무 불이행 (디폴트)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미국은 학자금 대출을 1년 이상 갚지 못하고 있으면 디폴트로 규정한다. 이는 1년전에 비해 40만명이 늘어난 것이며, 비율로는 6%가 증가한 것이다.
WSJ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 중 아직 재학 중이라 상환 의무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빼면 미상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학자금 대출 명목으로 빌려 준 돈은 총 1조1천900억 달러(약 1천428조 원)에 이른다.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은 다른 대출의 연체율이 떨어지는 것과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등은 미국의 고용시장 개선과 오바마 정부의 월 상환금액 인하 프로그램 시행 등에 힙입어 연체율이 떨어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자금 디폴트'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4~5%에 달하는 높은 이자율과 대출을 제 때 갚을 만큼 '질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밀레니얼 세대의 구직난 등이 꼽히고 있다.
WSJ은 학자금 대출금의 상환 지연은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출해 준 기관의 연체율이 높아지면 이는 대출기관의 신용도를 떨어뜨려 자동차대출 등 다른 대출의 규모를 줄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주자로 뛰거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은 이달초 미국 연방 정부가 4년제 공립대학 재학생이 등록금 융자를 받지 않아도 학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각 주에 총 1750억 달러(약 203조 원)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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