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손 잡고 한강을 런던 템즈강, 파리 센느강같은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여의도 지구에 문화ㆍ상업ㆍ전시 공간을 갖춘 수변문화지구(가칭 여의 마루)가 들어서고 모래톱ㆍ갈대숲ㆍ습지 조성 등 자연생태 하천 복원 작업도 시작된다.
기획재정부와 서울시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강협력회의를 열고 '한강 자연성 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와 서울시는 한강을 7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별로 특화된 발전방향을 제시, 그 중 '여의-이촌 권역'을 우선협력거점으로 선정했다.
여의도권이 다른 한강지역보다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연계할 수 있는 관광 시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200m만 걸어가면 되는 곳에 위치해 작년 한 해 동안에만 1905만 명이 찾았다.
한강 권역에서 자동차 전용로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로 단절되지 않은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인근 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안으로 여의도 63빌딩에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들어서고 이촌지역에는 용산아이파크몰 면세점이 생긴다.
노량진수산시장도 현대식 설비가 갖춰진 새로운 건물로 자리를 옮겨 손님을 맞는다.
수협중앙회는 노량진수산시장을 동대문처럼 심야에 관광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수산시장 이동으로 비는 부지에는 호텔·컨벤션·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호승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루라도 더 한국에 머물면서 찾을 만한 곳을 만들고자 한다"며 여의도 권역을 집중 개발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홍대 주변을 구경하고서 수륙양용차를 타고 여의도로 이동해 관광을 이어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18년까지 한강을 끼고 여의도(영등포구) 일대와 홍대 주변(마포구), 이촌(용산구) 일대가 '관광 코스'로 묶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의도를 한번 방문하면 면세점·쇼핑몰·문화시설 등을 '원스톱'으로 이용하면서 주변을 손쉽게 둘러볼 수 있도록 연계 시설 간의 접근성을 대폭 높이겠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의 구상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재원을 절반씩 부담해 2018년까지 총 3981억원(공공 2519억원, 민자 146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 사업으로 2030년까지 한강 이용자가 연간 6500만명에서 1억명 이상으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한강 방문 비율이 현재 12.5%에서 청계천 수준인 2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한강은 광복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우리근대사의 상징이며 고수부지와 수량 등 자연환경 측면에서도 세계 수준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한강의 기적'이 산업화의 성공을 의미했다면 이제 산업과 문화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도전과 성공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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