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지식을 접목해 기존과 다른 '발상의 전환'을 이루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 냈다.
김필호 리만 대표는 자전거에 달린 받침대인 ‘킥 스탠드’를 주목하며 “받침대로만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의 의문은 아이디어 접목으로 이어져 자전거 받침대에 휴대펌프, 후미등, 타이어레버 기능을 더하면서도 무게는 최소화한 ‘킥 스탠드 펌프’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아이디어 상품화는 쉽지 않았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니 단계마다 부딪치는 벽에 막혀 포기하려고까지 했다.
이후 창업맞춤형 사업으로 선정돼 2014년 8월 현재의 법인을 설립하고, 다음달에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4월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 스타터 1차 런칭을 통해 목표인 투자유치금 5만달러 중 3만3000달러 펀딩을 받았다. 지난 16일에는 KBS의 대국민창업프로그램 ‘황금의 펜타곤’ 본선에 진출한데 이어 24일에는 킥 스타터 2차 런칭에 들어갔다.
최성현 야옹친구 대표는 현대자동차 연구개발센터에 8년간 근무한 ‘잘나가는 대기업 엔지니어’였지만 평소 창업에 대한 꿈을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파리채’가 눈에 띄었다.
날아다니는 한마리의 파리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도 곤혹스럽고, 정작 때려잡으면 사채가 훼손돼 위생에도 좋지 않았던 파리채를 보며 “공중에서 바로 잡아 버리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된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특허가 됐고, 시행착오를 거쳐 신개념 위생 해충퇴치기 ‘캐치비(CATch.B)’가 탄생했다.
캐치비는 파리의 비행특성과 특허받은 독특한 기능을 활용해 날아다니는 파리의 위쪽에 그냥 휘두르기만 하면 쉽게 잡을 수 있다. 또 사체를 훼손시키지 않기 때문에 처리도 깔끔하다.
2014년 7월 창업맞춤형 사업으로 선정된 야옹친구는 올초 국내 대표 크라우드펀딩 업체 중 한 곳인 와디즈에서 펀딩 프로젝트를 개설해 목표금액의 60% 이상을 달성하는 등 투자자의 반응도 뜨겁다. 이에 지난 7월1일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신개념 사진 기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필픽(Fillpic)’도 주목받는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다.
‘사진에 다양한 설명으로 채우다(Pick a Photo to be Filled with explanation)’라는 뜻을 담은 필픽은 사진의 특정부위를 마킹해 설명하거나 대화하는 방식의 SNS다. 이미지를 통한 소통에 익숙한 10~20대들의 커뮤니케이션 트렌드를 반영했다.
요즘 유행하는 데일리 패션 사진을 필픽에 올리면 모자, 선글라스, 팔찌 등 사진 속에 등장하는 아이템별로 영역을 설정해 구체적인 설명을 달거나 대화를 할 수 있다.
다른 사용자의 사진을 보다가 사진이 마음에 들면 ‘픽(Pick)’ 버튼 한번으로 나만의 갤러리로 사진을 가져올 수 있다.
한승훈 필픽 대표는 이 아이디어로 2014년 6월 창조경제타운 우수 아이디어에 이어 개인 맞춤형 사업에 선정됐다.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그해 11월 법인을 설립했다. 2015년 1월 아이폰용 버전 앱에 이어 9월에는 안드로이드용 버전 앱을 런칭할 예정이다.
스타트업들은 첫 고비인 창업에 이어 제품 생산 및 마케팅 단계로의 진입을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 중소기업청 재직 시절 1300여개 중소기업의 현장을 직접 뛰어다닌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TPM(기술·생산·마케팅)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중소기업 전문가’ 허범도 부산대학교 석좌교수(전 한나라당 국회의원)는 "중소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기술과 생산, 마케팅이라는 3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며 "기술과 생산의 산이 필요조건이라면 마케팅의 산은 충분 조건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허 석좌교수는 “기술이 해발 1000m의 산이라면, 생산은 2000m, 마케팅은 3000m”라며 “기술 고지를 넘는 기업은 약 90%에 달하지만 생산고지까지 넘는 기업은 40∼50%, 마케팅고지까지 넘는 기업은 5∼10%에 불과하다. 마케팅의 고지를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 정부 및 관련기관 및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진해야 할 스타트업 지원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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