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 시절 의료기기 구매 대행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회사를 통해 의료장비를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가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 때인 2011년 생화학분석기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고 거래 실례가격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구매 대행업체인 이지메디컴의 허위 견적서를 토대로 분석기를 비싸게 구매해 병원에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감사원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의료기기의 거래 실례가격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구매한 것은 병원 규정을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분당서울대병원은 생화학분석기 구매 계약을 2억2800만원에 체결했다. 생화학분석기를 구매한 사례가 있는 부산광역시의료원(1억2500만원)보다 1.82배, 경북대학교병원(1억4579만원)보다 1.56배나 비싼 가격이다.
더구나 정 후보는 같은 시기 이지메디컴의 비상장주식 6000주와 유엔아이 비상장주식 5000주를 각각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에 유엔아이 주식을 매도했으나, 이지메디컴 주식은 현재에도 보유 중이다.
김용익 의원은 "정 후보자가 병원 회계규정을 위반해 병원 재정에 손해를 끼친 것은 병원의 최고책임자로서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재도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것은 공직후보자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사항"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생화학분석기 구입 당시엔 원장이 아니였지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이 창업한 회사로 창업 때 병원 교수·직원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당시 300만원 정도를 들여 비상장주식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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