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이제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좋아요. 또다시 이런 피난생활이 없었으면 해요."
북한의 지뢰에 이은 포격 도발로 촉발된 남북 대치국면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마라톤 협상 끝에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되자 서해 5도와 경기 파주·연천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은 또다시 있을 수 있는 포격에 대비,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대피소에서 불안 속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마음을 졸여왔다.
이날도 늦은 시간까지 남북 고위급 접촉 소식에 귀를 기울인 주민들은 새벽 1시께 극적으로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소식에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남북 간 군사 긴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그동안 낮에는 생업을 하면서도 밤에는 대피소 생활을 병행해야 했다. 생업이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가축을 키우는 일이어서 이를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이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우려, 주민들에게 20일과 22~23일 대피명령을 내리자 오전 6시 일어나 밀린 일을 하고 저녁에는 대피소로 와 군의 통제를 받으며 오후 10시께 불편한 대피소에서 잠을 청하는 생활을 닷새간 이어가야만 했다.
연천군 중면 삼곶리의 김모씨(58)는 "주민들이 보기만 하면 '오늘은 비상 안 걸리냐'고 묻는 게 인사였다"며 "지칠대로 지쳤지만 다행히 협상이 잘돼 또다시 이 같은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화군 교동면 지석리의 이모씨(62·여)도 "생업을 놓고 다른 가족의 집으로 가서 머무는 주민들이 많았다"며 "협상이 잘됐으니 다시 돌아와 함께 일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서해 5도 어민들도 다음 달 출어기 때 꽃게를 수확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접고 안도했다.
옹진군 연평면 박모씨(56)는 "계속된 조업통제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서 발을 동동 굴렀는데 한시름 놨다"며 "이제야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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