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이 그룹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롯데그룹은 26일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경영투명성 강화 작업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그룹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개선 TF팀' 구성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문 발표 이후 (롯데그룹관 관련된) 문제점들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한 신동빈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최근의 사태가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자성을 바탕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TF팀은 이봉철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이 팀장을 맡고, 그룹 및 계열사 재무 담당 임원, 법무담당 임원 등 내부 임직원 20여 명이 실무를 담당한다. 별도로 사무실을 마련하지는 않고 사항별로 관계자들이 수시로 모이는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 삼일회계법인, 김&장, 율촌 등 외부기관도 자문과 감리업무에 참여키로 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TF팀이 중점 추진하는 과제는 △호텔롯데 IPO(상장)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투명성 제고 등 총 4가지다.
이미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지난 19일 증권사들에 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롯데는 참가 휘망 업체들은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다음 달 주관사를 선정하고 관련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개정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TF는 증권거래소가 지정한 외부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과 상장 시기, 적정 공모가 등 구체적 방안을 협의한다.
특히 호텔롯데는 상장 이전이라도 사외이사·감사위원회 도입 등을 통해 경영투명성을 키울 방침이다.
엃키고 설킨 롯데그룹의 416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도 동시에 시작한다. 오는 11월 말까지 장내·외 매매를 통해 340여 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단절시켜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해소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다. 중간금융지주회사 허용 여부에 따라 재원과 시기가 유동적이지만 81개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에는 최대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롯데그룹 측은 예상했다.
또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비상장 계열사에도 사외이사, 감사 제도 등 상장사에 준하는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연말까지 내외부 전문가 영입 등 인선 작업을 추진하고 내년 초에는 구체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번 TF팀 구성은 롯데그룹의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첫걸음”이라며, “겸허한 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해 롯데를 사랑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해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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