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ICT가 중국경제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현지 환경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
포스코와 포스코ICT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를 방문한 궈수칭 중국 산둥성장 일행과 면담을 갖고 포스코ICT와 산둥성 정부간 환경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권 포스코 회장과 최두환 포스코ICT 사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이, 산둥성측에서는 궈 성장을 비롯해 써춘밍 상무청장 등 정부 관계자와 런하오 산둥강철집단 회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산둥성은 제철소, 발전소, 탄광, 유리, 시멘트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다양한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포스코ICT는 자사가 보유한 산업용 집진기를 비롯한 환경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제철소 기준으로 분진 배출기준을 종전80mg에서 50mg으로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대기환경 배출기준을 시행하고 있어 기존 노후 된 환경설비에 대한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등 관련 시장의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협약이 성사된 것은 포스코ICT가 지난 4월, ‘한·중 철강분야 대기오염 방지 실증사업’의 후보기업으로 선정되어 환경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상호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7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시 체결한 한중 환경양해각서의 후속조치로 국내 환경기술을 적용해 중국 내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처리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기획, 지원하는 협력사업이다.
중국 기업들은 이번에 마련된 지원금을 활용해 환경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되었고, 국내 기업도 관련기술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실제로 포스코ICT은 지난달 루리강철과 환경시스템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이외에도 타이산강철 등 산둥성 내 다양한 제철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ICT의 산업용 집진기는 투자비, 운영비, 에너지 절감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 중국 전력기업연합회로부터 ‘국가급 최고기술’이라는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강점을 앞세워 지난해 후난성 소재 다탕전력그룹 산하 5개 화력발전소에 관련 시스템을 공급했고, 올 초에도 약 2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ICT 관계자는“올해 중국 제철소와 발전소를 중심으로 레퍼런스를 확대해나가는 등 현지 사업기반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제품 라인업도 대용량 집진기 중심에서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중소형 규모 제품으로 확대하고, 분진을 제거하는 집진 기능에 유해물질까지 처리하는 기능을 접목한 융합형 제품을 개발해 현지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포스코ICT가 보유한 집진기는 마이크로 펄스하전 방식(MPS)의 기술을 활용, 고전압 펄스에 의해 발생되는 정전기력을 이용해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집진판에 부착시켜 분진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종전 기술방식에 비해 분진 제거율은 50% 이상 향상되고, 에너지 사용량은 80% 이상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에 사용하던 집진시설의 증설 없이 설비 교체만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투자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편 이 날 MOU 체결식에 앞서 궈 성장과 환담한 권 회장은 “산둥성과의 협력은 시기상의 적절함과 지리상의 이로움, 특히 사람간의 화합이 중요함을 의미하는 맹자의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이번 MOU체결을 계기로 포스코가 보유한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산둥성 기업들의 환경오염 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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