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붙은 총기규제 논란, 이번에는? ...총격 살해 생방송에 그대로,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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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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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현지시간) 생방송 도중 괴한 총격에 피살된 앨리슨 파커 기자(왼쪽)와 아담 워드 카메라 기자. [사진=CNN 화면 캡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박요셉 워싱턴특파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26일(이하 현지시간) 40대 남성이 생방송 중인 기자와 카메라 기자에게 총격을 가해 이들을 살해한 사건은 전형적인 '증오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황은 TV 방송에 그대로 나가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백악관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은 이를 계기로 또 다시 총기 규제를 주장하고 나서 이번에는 과연 이러한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범인 베스터 리 플래내건(41)은 총격 뒤 자살 기도 직전에 범행 동기가 담긴 23쪽 분량의 '친구와 가족들에게 보내는 자살 노트'를 미 ABC 방송에 팩스로 보냈다.

자살노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WDBJ 방송사에서 근무할 때 썼던 '브라이스 윌리엄스'라고 밝힌 플래내건은 첫 번째 범행 동기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가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진 사건을 들면서 "인종전쟁을 선동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플래내건은 이어 2007년 32명이 희생된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을 언급하면서 "나는 또한 조승희한테도 영향을 받았다"고 썼다. 

그가 이러한 증오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정신적인 문제로 해당 방송사에서 해고된 전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플래내건은 방송사에서 해고되는 과정에서 회사는 물론 자신이 살해한 두 사람에 대해서도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CNN은 플래내건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여러 지역방송사를 옮겨 다니며 방송 기자로 일을 했다고 보도했다. 약 8년간의 공백 뒤 그는 방송기자의 꿈을 다시 이루기 위해 이번 사건이 발생한 WDBJ에 '브라이스 윌리엄스'라는 가명으로 입사했다. 그러나 그는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2013년 2월 회사로부터 해고 당했다.

플래내건은 방송국에서 해고되자 곧바로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이의를 제기하며 직장 동료 대부분이 자신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에 살해한 WDBJ의 앨리슨 파커(24) 기자와 카메라기자 애덤 워드(27)도 불만 대상으로 지목했다. 플래니건은 총으로 자살을 기도한 후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혀 병원에 옮겨진 뒤 사망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총기폭력이 미국에서 얼마나 일상화돼있는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며 "총기규제를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며, 특히 의회가 총기규제 입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슴이 찢어지고 분노가 치민다. 이제는 총기 폭력을 멈추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미 의회가 즉각 총기규제 강화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현재 의회에는 마이크 톰슨(민주·캘리포니아), 로버트 돌드(공화·일리노이) 하원의원이 지난 3월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으로 총기규제 강화법안을 재발의했으나 심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이후만 해도 총 14건의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규제의 목소리는 커져왔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총기협회(NRA)의 총력 로비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12월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아동 20명 등이 목숨을 잃는 참변이 발생하자 의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총기규제 입법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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