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 측은 내부 협의 중에 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2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독 자리를 내놓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향과 청중들이 원한다면 이미 약속한 공연 지휘는 계속하겠지만, 지휘료는 나를 위해 한 푼도 쓰지 않고 서울시향 발전과 유니세프 지원 같은 인도적 사업에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지난해 12월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의 직원 성희롱과 막말을 폭로하며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박 전 대표가 사퇴하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싶었지만, 일부 시민단체가 정 감독의 항공권 부정사용을 비롯한 업무비 횡령 의혹을 제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서울시향을 통해 인터뷰한 것은 아니다. 정 감독이 서울시향 외에도 책임지는 일에 대한 부담감을 종종 토로했다”면서 “내부 협의 중에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 감독과 서울시향의 계약 기간은 11월까지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지난 11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계약된 분과 우선적으로 협상하는게 기본 원칙이다. 9월 중엔 정 감독과 재계약을 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 감독은 2006년 1월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후 10년 동안 서울시향의 수준을 크게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 감독이 이끄는 ‘진은숙 3개의 협주곡’은 세계에서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로 평가받는 ‘그라모폰’의 ‘2015 그라모폰 상’ 후보에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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