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주 중국증시는 그야말로 한편의 격동 드라마를 보듯 사건의 연속이었다. 첫 거래일인 24일 8년래 최대 낙폭인 8.49% 하락을 기록하며 '블랙먼데이'로 시작한 상하이종합지수는 다음날인 25일에는 8개월 만에 3000선마저 붕괴되는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하고 사흘 연속 1000억 위안이 넘는 대규모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부양책을 펼친 끝에 마지막 이틀 거래일 동안 11% 가량 급등, 3200선까지 단숨에 올라섰다.
이번주(8월31일~9월4일) 중국증시는 ▲'미니 경기 부양책' 등 중국의 추가 증시 안정화 조치 가능성 ▲'항일전쟁 승리와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발표 등 이벤트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중국 당국이 이번주 추가 부양책을 통한 증시 안정화 개입에 나설 지에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전직 고문인 리 다오쿠이는 28일(미국 현지시간)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최하는 연례경제정책회인 잭슨홀 심포지엄의 연설에서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경제와 정치적으로 모두 (현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미니 부양책이 함께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리 다오쿠이는 특히 "금리를 더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9월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최대 정치이벤트인 전승절 기념행사 또한 이번주 중국증시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낼 중요한 이벤트로 꼽힌다. 벌써부터 주식시장은 열병식 강세장(閱兵牛) 연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은 열병식을 통해 국산 신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군사굴기 과시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열병식에 동원되는 신무기의 84% 이상이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조업 및 중국 테마주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아울러 내달 1일에는 중국 제조업 경기지표가 발표된다. 가뜩이나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감으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이번 경제지표가 부진한 결과를 나타낼 경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증권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월 중국 PMI 지수에 대한 시장예상치는 49.7로 직전월의 50.0보다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향후 생산활동의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이 크게 축소되면서 제조업지표 부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조업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그 반대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21일 발표된 8월 차이신 제조업 PMI 예비치도 47.1까지 떨어지며 6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다. 차이신 PMI는 조사대상에서 중소 제조업체의 비중이 큰 것이 특징으로 오는 1일 확정치가 발표된다. 시장 예상치는 47.3으로 예비치 대비 다소 높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10대 증권사들은 이번주 상하이종합지수가 2900~3700선의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은태증권(銀泰證券)은 지난 이틀간의 상승세가 이번 주에도 이어지면서 최소 3200선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당국의 추가적 증시안정화 정책과 증권·금융주의 동향에 주시해야 한다면서 군사공업, 국유기업개혁 관련주를 수혜 예상주로 꼽았다.
태평양증권(太平洋證券)은 최근 중국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다시 3000선 밑인 29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도증권(國都證券) 또한 단기간 급락한 이후 다시 미미하게 반등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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