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다, 간혹 눈물이 나
대관령 넘어 바다로 가던 날
가을 하늘처럼 시린 그대 등을 보다
오후 한 때의 질긴 소나기를 피해
바닷가 모래밭에 누워본다
구름 이는 하늘을 보다 모래바람을 쐬다
듣는 파도소리는 심해의 가슴을 울리는
지난 추억 속서 때로 그을린 기억의 편린들
생살로 가슴 밑바닥에 저며 놓은
말하지 않아도 내 귀에 들리는 간곡함
모래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바다 밑바닥을 긁고 오는 파도소리
감추어 놓고 살아온
또 하나의 그대 가슴서 이는 바람
사랑하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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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늘은 부쩍 가을이다. 맑고 푸르다. 가을의 초입에서 평창 대관령을 찾았다 정상 휴게소에서 강릉 바다를 보았다. 영을 넘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싶은 곳이 바다이기 때문에 내 생각에서 대관령은 바다와 연결된다. 힘들고 지친 젊은 날의 어느 해 가을에 바다에 갔다 모래사장에 등을 대고 누워 파도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들은 파도소리는 심장을 긁는 것처럼 간곡했고 간절했고 때론 아프기까지 했다. 지금도 바다를 생각하면 가끔 내 가슴에서는 그 소리가 들린다. 오늘 대관령을 찾은 길에 내쳐 동해바다도 다녀와야겠다. 모래밭에 등을 대고 파도소리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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