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시골편지]대관령을 넘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8-31 14:2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너를 생각하다, 간혹 눈물이 나
대관령 넘어 바다로 가던 날
가을 하늘처럼 시린 그대 등을 보다
오후 한 때의 질긴 소나기를 피해
바닷가 모래밭에 누워본다


어쩌다 우리 똑같은 방향으로 누워
구름 이는 하늘을 보다 모래바람을 쐬다
듣는 파도소리는 심해의 가슴을 울리는
지난 추억 속서 때로 그을린 기억의 편린들
생살로 가슴 밑바닥에 저며 놓은
말하지 않아도 내 귀에 들리는 간곡함


모래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바다 밑바닥을 긁고 오는 파도소리
감추어 놓고 살아온
또 하나의 그대 가슴서 이는 바람
사랑하고 있다면


-----


요즘 하늘은 부쩍 가을이다. 맑고 푸르다. 가을의 초입에서 평창 대관령을 찾았다 정상 휴게소에서 강릉 바다를 보았다. 영을 넘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싶은 곳이 바다이기 때문에 내 생각에서 대관령은 바다와 연결된다. 힘들고 지친 젊은 날의 어느 해 가을에 바다에 갔다 모래사장에 등을 대고 누워 파도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들은 파도소리는 심장을 긁는 것처럼 간곡했고 간절했고 때론 아프기까지 했다. 지금도 바다를 생각하면 가끔 내 가슴에서는 그 소리가 들린다. 오늘 대관령을 찾은 길에 내쳐 동해바다도 다녀와야겠다. 모래밭에 등을 대고 파도소리도 들어보고 싶다.

대관령을 넘다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