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조선기자재를 납품을 전문으로 하는 세진중공업이 상장을 위한 잰걸음에 나서면서 향후 진행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해양플랜트 부실로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IPO(기업공개)가 진행되는 만큼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선원들의 주거공간인 데크하우스(Deck House)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탱크(Tank) 분야에서 업계 1위를 기록중인 세진중공업이 오는 10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이의열 세진중공업 대표이사는 9월부터 안정적인 상장을 위해 기관 투자자들과 일대일 면담에 나서는 등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조선업계의 위기상황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낸 데 대한 배경과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이번 세진중공업 상장에 대해 안정적인 사업 영위가 기대되고 있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아온 조선업종에 대한 관심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반대로, 최근 조선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대화 된 상황에서 시기를 잘못 잡은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세진중공업의 주력 사업은 데크하우스 부문으로 올 상반기 매출액의 56.75%를, LPG탱크 부문은 매출액의 27.3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진중공업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824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6억원, 148억원이다.
데크하우스는 일반 상선에 사용되는 거주구 공간을 말하는 것으로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 치명타를 날린 해양플랜트 부실과 별개라는 것이 조선업계의 일관적인 평가다. 한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는 “거주구 공간의 경우 해양플랜트에서도 쓰이지만 일반 상선 비중이 높아 조선업계의 대규모 부실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면서 “최근 선박 수주가 줄어든다곤 하지만 대형 조선사들의 경우 최소물량을 확보해가며 수주를 진행해오고 있어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엇비슷한 업종을 영위했던 한 업체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큰 손실을 본 바 있는 만큼 주력 사업에 집중한다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세진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을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올해 반기 기준 매출액의 96.7%가 이들로부터 나왔다.
또 최근 조선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개선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서도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IPO에 나선 점이 조선업종의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세진중공업의 상장 추진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에 있어서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최악의 사태를 맞은 만큼 이번 상장 추진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공모주 청약에 있어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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