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확대 한계에 왔나... 마케팅비 효율성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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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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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덩치를 한껏 불린 '알뜰폰'(MVNO)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부닥쳤다는 우려가 나온다.

냉각 기조를 보이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만 나홀로 가입자 순증을 보여왔으나 마케팅비용 지출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8월 이동전화 번호 이동자 수는 57만3553명으로 전월보다 1.9% 증가, 4개월째 50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번호 이동 가입자 수가 하루 2만3000명, 적어도 70만명 선은 넘어야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사업자별로 보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6월 이후 3개월째 순유출(SK텔레콤 -2만174명, KT -1만2885명, LG유플러스 -226명)을 기록하고 있으나 알뜰폰만 순유입세다.

다만 유일하게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한 알뜰폰 역시 마케팅비용 지출의 효율성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나 연초 60%를 넘어서던 번호이동 순유입 비율이 지난달에 30% 선으로 밀렸다.

알뜰폰이 가입자 500만을 돌파했던 4월까지만 해도 번호이동 순유입 비율은 60%선(1월 63.67%, 2월 60.35%, 3월 62.93%, 4월 61.13%)을 유지했다. 하지만 5월 48.7%로 크게 밀려났고, 8월에는 39.69%를 기록해 전년 동월보다 반 토막이 났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뜰폰 사업자가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에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의 40%만이 가입자 순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월간 번호이동 규모도 60만명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번호이동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알뜰폰이 당분간 둔화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만 보더라도 분기별 가입자 순증은 2012년 평균 5만1000명, 2013년 9만9000명, 2014년 5만8000명이었으나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만4000~2만5000여 명 수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점유율(8월 9.44%)이 연내 10% 달성은 무난해 보이나, 문제는 그다음"이라며 "알뜰폰 사업자가 많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업체가 적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저가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낮아 꾸준한 점유율 상승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여전히 알뜰폰 업체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점도 문제다. 알뜰폰 업체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3곳 중 1곳이 채 안 되고, 그 외는 흑자는커녕 적자만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KT가 출시한 알뜰폰 브랜드 'M모바일'만 하더라도 올 상반기 7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냈다. KT가 알뜰폰 사업분야 역량 강화에 나섰음에도 역부족인 모습이다. SK텔링크와 KCT 등도 SK와 태광그룹의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뜰폰의 추가 요금인하를 통한 가입자 유치 경쟁은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이통 3사가 출시한 음성 무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인기를 끌면서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의 가입자 이탈이 주춤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제4 이동통신이 변수다.

정부가 제4 이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알뜰폰 시장을 언제까지 밀어줄지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한 토론회에서는 미래부 관계자가 알뜰폰 지원에 대해 "언제까지 정부가 배려해줄 수 있겠느냐"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목표는 내년까지 알뜰폰 점유율 12%이다"며 "10% 달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미 정부가 3번의 지원책을 내놓았고 여기에 추가로 또 정책을 펼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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