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2020년에는 300억대의 장치가 인터넷에 연결된다”
지난해말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예측한 사물인터넷(IoT)의 미래다. 가트너는 인터넷에 연결된 장치가 2009년에는 9억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300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량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과 초고속 무선기술의 발전으로 커뮤니케이션과 기계, 장치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IoT다.
IoT가 전 세계 산업을 크게 변화시키려는 가운데, KT가 전담하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 울랄라랩이 개발한 스마트센서 ‘위콘(Wicon)'이 IoT 실현을 위한 핵심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 동안 국내에서 IoT의 핵심기술로 각광 받았던 '비콘(Beacon)'은 블루투스 기반이기 때문에 반경 20m라는 커버리지 한계가 있었으며, 수신기능이 없어 일방적인 신호 송신만 가능했다.
강학주 울랄라랩 대표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는 비콘은 진정한 IoT를 실현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2년 수행한 끝에 ‘위콘’을 탄생시켰다.
위콘은 위치 정보 전송과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고, 단말기 자체로 스마트폰과 외부 장치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비콘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위콘은 장소 부착 뿐만 아니라, 착용도 가능해 목적에 맞게 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울랄라랩이 위콘을 활용해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이 바로 ‘윔펫(WimPet)'이다. 윔펫은 반려동물 목에 위콘을 부착, 일정기간 동안 운동량과 식사량 등을 측정해 데이터를 축적한 뒤, 분석을 통해 패턴을 도출한다. 이 패턴이 바로 데이터로 활용되면서 반려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지난 7월 KT의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참가한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윔펫’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울랄라랩이 마련한 부스에는 대만 타이완모바일 회장을 비롯해 업체 30곳에서 300명이상이 방문했으며, 현재 일본, 홍콩 등과 투자 유치 협상도 진행 중이다.
또 울랄라랩은 영세, 중소 제조업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생산설비에 위콘을 부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관리자에게 알리는 ‘윔팩토리(WimFactory)'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10월말 경기도에 위치한 시화공단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KTH는 자사가 개발한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데이지(DAISY)'를 윔팩토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스마트 공장 구축을 희망하는 기업은 늘고 있으나, 완전 자동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큰 비용이 들고, 구축에 1년 가까이 소요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윔팩토리는 생산설비에 위콘을 부착하고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면 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15~20일에 구축이 가능하다.
이렇게 울랄라랩이 공장의 생산설비에 위콘이라는 스마트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IoT 활용방식은 세계적으로 IoT 활용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GE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GE는 비행기 제트엔진, 발전소 터빈을 제조하면서 연료와 온도, 진동을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시킨다. 이를 통해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기계의 생산성과 효율성, 내구성 등을 향상시키려는 것이 바로 GE의 IoT 전략이다.
윌리엄 루 GE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비행기가 태평양을 한번 횡단하면 1조 바이트의 정보가 수집되는데,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엔진 트러블을 방지하고 연료 소비효율을 높여 비행기의 운항효율을 급격히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강 대표도 GE의 IoT활용에 대해 "그렇게 수집하고 분석해 만들어진 데이터들이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행복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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