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 조용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정상 가운데 최초로 톈안먼 성루에 올라 사상 최대 규모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지켜봤다.
지난 1954년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주더(朱德) 인민해방군(PLA) 총사령관과 나란히 중국 건국기념 열병식을 지켜보며 '항미원조(抗美援朝)'의 혈맹국임을 대내외에 과시한지 60여 년 만에 그 자리를 박 대통령이 대신하게 됐다.
이날 CCTV를 비롯한 전 세계 언론과 정치권의 시선은 전승절 기념식이 열린 톈안먼 광장에 꽂혔다.
전 세계 언론들은 시 주석을 중심으로 오른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왼편으로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바로 이어 박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단체 사진촬영을 마치고 성루로 오를 때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두에 서서 계단을 올랐으며 그 뒤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다른 인사들이 뒤따랐다. 박 대통령은 이동 중 시 주석을 비롯해 다른 인사들과 간간이 대화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어 톈안먼 성루에서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푸틴 대통령, 이어 박 대통령이 나란히 열병식을 지켜봤다. 그 주위로는 30개국의 지도자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10명의 국제기구 수장, 19개국의 정부 대표단이 자리했다.
한편, 한중 정상이 이날 서로 각별히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황금색 재킷을 입고 기념식장에 등장했다. 박 대통령이 전 세계가 주목한 이날 행사에서 황금 빛깔 재킷을 선택한 것은 전승절 기념행사의 성격과 중국 인민들의 정서를 두루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민족부흥과 대국 굴기의 의미를 담아 전승절 행사를 준비해왔고, 중국 사람들이 예로부터 붉은 색과 더불어 황금색(黃)을 귀하게 여겨온 만큼 이를 감안해 축하의 의미로 이런 복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황(黃)색이 드넓은 중국의 대지를 상징하며, 복(福)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다.
시 주석도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한 의전에 각별한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손님 가운데 한분이다. 박 대통령을 잘 모셔라"는 지시를 실무진에 수차 하달했고, 이에 박 대통령을 전담하는 별도의 영접팀을 구성했다. 이날 전승절 기념행사 이후 열린 오찬 리셉션 때도 박 대통령만을 위한 전용 대기실을 마련했다.
특히 방중 첫날인 2일 박 대통령이 시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연쇄회담을 하고 시 주석과 별도의 특별오찬을 가진 것도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예우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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