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늘부터 사랑해’ 오승윤, 소년은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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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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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승승장구 ]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소년은 울지 않는다. 6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왔다. “몇 차례나 사기를 당했”고, 자의반 타의반 “연기를 쉬기도” 했지만 그는 망설이는 것 대신 스스로를 단련시켜왔다. 스물다섯 살, 연기경력 20년 차 배우 오승윤은 울지 않는다.

9월 1일 아주경제는 최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극본 최민기 김지완·연출 최지영)에서 윤승재 역을 맡아 열연한 오승윤을 만났다.

“‘오늘부터 사랑해’를 찍으면서 어머니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슈퍼나 식당에 가면 ‘착한 청년 왔다’고 칭찬 많이 주시더라고요. 착하고 멋진 승재 덕분에 제가 득 보는 게 많았죠(웃음).”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극 중 오승윤이 맡은 윤승재는 주인공 승혜(임세미)의 버팀목이자 드라마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착하고 멋진 청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승재는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부모님이 받을 상처를 먼저 걱정하는 인물이다.

“승재와 저는 닮은 부분도, 다른 부분도 많아요. 일단 가족을 제일 우선시 한다는 것과 주어진 일에 책임감이 강하다는 게 닮았죠. 하지만 실제의 저는 막내아들이라서요. 누군갈 가르치고 끌어나가는 것은 승재보다 덜한 것 같아요.”

[사진제공=승승장구]


스스로도 일정 부분 “승재와 닮았다”고 인정한다. 묵묵하고 차분한 성격과 “애어른 같은 구석이 있다”고 말하면서, 때문에 “승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승재에 대해 “3남매 중 가장 투자를 많이 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가족들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아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을 자주 혼내거나 훈계”하는 장면이 많았고, 그것만큼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처음엔 ‘얘는 왜 이렇게 짜증을 많이 낼까’ 싶었어요. 그런데 안내상 선배님께서 ‘그건 짜증이 아니라 동생을 가르치고 짚어주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인물이 달리 보였죠. 아, 내가 깨닫지 못하고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구나 싶었어요.”

자칫하면 주인공의 동생으로만 기억될 수 있는 역할이었지만, 오승윤은 달랐다. 그는 승재라는 인물을 충실히 연기해냈고 그를 더욱 단단하게 표현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뽐내는 것,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욕심을 낼 필요도, 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입양된 누나와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장면이 방송된 후에 작가님께 문자 한 통을 받았어요. ‘승재 이상을 잘 풀어줘서 고맙다. 시놉시스의 승재를 많이 못 꺼내서 미안하다’고요. 그 문자를 받고 뭉클했어요. 오히려 감사했죠.”

[사진제공=승승장구]


어느덧 20년 차 배우. 1996년 MBC ‘자반고등어’로 데뷔, KBS2 ‘매직키드 마수리’, SBS ‘여인천하’ MBC ‘불의 여신 정이’, tvN ‘막돼먹은 영애씨’, JTBC ‘12년만의 재회:달래 된, 장국’ 등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하지만 그는 정작 ‘20년 차 배우’라는 말에 부끄러운 기색을 한다.

“누군가 ‘연기 몇 년 했어요?’라고 물으면 전 3년 정도 됐다고 답해요. 어릴 때부터 연기 했지만 그땐 정말 ‘그냥’ 한 거거든요. 시키니까 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겉치레만 했던 것 같고 마음가짐이 덜 됐던 것 같아요.”

끊임없이 ‘연기 공부’를 한다. “고등학교 진학 후 자의 반 타의 반 연기를 쉬면”서, 미래에 대해 쉼 없이 고민했다. 몇몇 소속사에 사기를 당했고 “점점 더 사람들을 믿을 수 없게 됐”다. 쉬는 동안, 그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책임감’이었다.

“연기에 대한 자세가 달라진 계기였어요. 제 연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발성, 발음 같은 것도 더 고민하게 됐고 체형도 바꾸려고 운동도 했어요.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인격적인 소양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씩, 쌓아나가는 중이에요.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요.”

[사진제공=승승장구]


연기에 대한 갈증, 그리고 언제 또 연기를 쉴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쉴 수 없는” 배우. 그는 겉치레 아닌 진짜배기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어릴 땐, 사람들이 (매직키드)마수리라고 부르는 게 싫었어요. 놀리는 것 같고, 무시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감사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제가 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니, 사람들이 그 작품을 떠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 일을 그만둬야죠(웃음). 그렇게 기억에라도 남고 싶어 하는 배우들도 많은데, 너무 투정이 아닌가 싶어요. 감당해야 할,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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