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우는 중국계 은행… 국내 은행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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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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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이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위안화 예금을 대거 유치하면서 자산 규모가 크게 성장한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외은지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함에 따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은행들에게 위협이 될 전망이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외은지점 5곳의 총자산은 69조577억원으로 전년동기 41조6023억원보다 6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중국공상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9조100억원에서 올 상반기 20조9506억원으로 132%나 자산이 급증했다. 이어 중국건설은행이 같은 기간 8조9132억원에서 13조4416억원으로 50%, 중국은행이 14조1498억원에서 20조9075억원으로 47% 각각 증가했다. 교통은행과 농업은행도 총자산이 각각 9조298억원, 4조728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위안화 예금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계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예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국계 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면서 "향후 국내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영업 기반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외국계 은행에 대한 국내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뜻을 나타냄에 따라 영업환경도 외은지점에게 우호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외국은행 지점 및 사무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아직 국내에 진입하지 않은 외국은행에 대해 업무범위에 따라 진입 장벽을 낮추고 행정절차상 자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외국은행이 국내에서 사무소를 설치한 후 지점인가 신청을 할 지, 곧바로 지점인가 신청을 할 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국내 진출 외국은행 본점의 국제적 신인도를 판단할 때는 업무범위를 고려해 기존 규정을 좀 더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외은 지점에 대한 원화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고 비거주자 실명 확인 때 서류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자본시장법과 은행업감독규정상 중복 규제를 일원화하고 은행의 대출채권 매매 중개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같은 중국계 은행들의 성장세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은행권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외은지점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중국 현지에서도 국내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기 때문에 중국계 은행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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