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논란에 휩싸인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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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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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잘 나가는’ 쿠팡이 최근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르면 9월 중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시작하고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준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런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 선언, 뜯어보면 볼수록 이상합니다.

쿠팡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직매입 상품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총 3차례의 투자 유치로 1조5000억원을 확보한 쿠팡은, 이 금액의 상당 부분을 상품 직매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팡이 직접 구입해 배송까지 해 주는 이 상품들은 판매중계 상품들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 또한 저렴합니다.

반면,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일종의 플랫폼에 불과합니다. 판매자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업 가치가 5조원이 넘는 쿠팡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판매자가 있을리 만무합니다. 당연히 ‘마켓플레이스’ 상품들이 쿠팡 상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마켓플레이스’ 제품들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쿠팡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하나의 가게에서 ‘싸고 믿을 수 있는 물건’과 ‘비싸고 불안한 물건’ 두 개를 동시에 파는 셈인데, 고객들이 어떤 물건을 선택할지는 안봐도 뻔합니다.

‘마켓플레이스’에 대해 쿠팡측은 “중소상인 등 다양한 판매자들에게 쿠팡 입점의 문턱을 낮추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안 그래도 규모의 경제 밀려 신음하고 있는 중소상인들이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인 ‘마켓플레이스’에 발을 담글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 선언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교 우위를 통해 직매입 상품을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쿠팡이 매출 극대화를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지적도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쿠팡측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수립되지 않았다”며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평가해달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획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마켓플레이스’는 시작과 동시에 애물단지가 될 확률이 커보입니다.

쿠팡은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한 기업입니다. 지난해 1200억의 영업손실 냈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대한 기대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 역시 쿠팡이 그 동안 보여준 책임경영과 고객중심 서비스 때문입니다. 중소상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마켓플레이스’가 그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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