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혁신 실패’ 발언을 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연일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특히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4일 안 전 대표의 발언을 ‘성급하고 무례한 얘기’로 규정한 가운데 문 대표가 이에 동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다. 비노(비노무현)그룹이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고리로 총궐기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친노(친노무현)·혁신위 대 비노’ 간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혁신은 제도만으로 안 돼”…비노에 쓴소리
문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혁신과 관련해 “혁신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이런 혁신들을 더 해나가자’고 방향을 제시해줘야지, 그저 흔든다면 혁신위가 아무리 노력한들 혁신의 효과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혁신의 과정에서 우리 당 의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 할 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며 “특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의원님들이 마음을 좀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문 대표는 전날(3일) 호남의 첫 방문지 광주에서도 “혁신의 벽돌이라도 하나씩 놓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2일 전북대에서 자신의 경제정책 기조인 ‘공정성장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문 대표 등을 향해 “당의 혁신은 실패했다”며 “정풍운동이나 야당 바로 세우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비판하자 이같이 반격한 것이다.
이에 문 대표는 “국민이 우리 당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당의 구성원들이 당을 위해 한마음으로 헌신해주고 함께 하는 게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비노그룹의 당 비판 발언을 사실상 흔들기로 규정했다.
특히 김상곤 혁신위의 혁신에 대해 “지금처럼 당내에서 아주 높은 지지를 받으며 혁신이 실천되는 일은 없다”며 “혁신위원들이 노력하고 있는 건 공천을 비롯해 여러 제도에서 일체의 기득권을 내려놓도록 하는 제도 혁신이다. (하지만) 제도의 혁신만으로 혁신이 다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비노그룹에 연타를 날렸다.
◆문재인 “신당, 야권 분열로 총·대선 어렵게 만드는 일”
야권발(發) 정계개편과 관련해선 “야권으로선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신당은 야권을 분열시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선 “우리 당의 일반적 분위기로, 저도 그런 자세를 갖고 있다”며 “두 분이 그런 의사가 있다면 구체적 방안에 대해 언제든지 만나서 협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상곤 혁신위와 비노계는 이날 오전 정면충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 폐지를 골자로 하는 9차 혁신안을 발표하기 직전 ‘혁신 실패’를 주장한 안 전 대표를 겨냥 “당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혁신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기득권, 자신의 정치를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당내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들도 같은 날 잇따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당 혁신 실패’를 고리로 친노그룹에 파상공세를 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와 관련, “안 전 대표의 혁신위 평가나 야당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하자고 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핵심을 찌르는 혁신안을 발표하지는 못했지 않았느냐”며 “‘분당은 없다, 있다’하는 말이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당이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겨날지 모르는 것이니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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