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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대차 잡페어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사옥 가는 길에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자기 PR을 준비하면서 현대차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어요. 면접관과 미리 만날 기회를 잡은 것이 실제 채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현대차 자기 PR을 마친 대학생 A(27) 씨는 아쉬움이 남는 표정으로 씩씩하게 말했다.
지난 4일 잡페어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사옥은 오전 일찍부터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올해로 8번째인 현대차 잡페어는 열린 채용 상담회로 직무와 회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8시까지 진행되는 잡페어 행사는 직무상담 프로그램, 임원강연 및 본부 PR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강남사옥 본관 9~10층에서는 셀프 PR과 자기 PR이 진행되고, 같은 시간 본관 옆에 있는 후생동에서는 임원강연 및 본부 PR, 직무상담이 이뤄졌다.
‘취업이 로또 당첨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의 취업문은 좁다. 이를 반영하듯 하반기 공개채용의 메인이벤트 격인 현대차 채용에 대한 취준생의 관심은 뜨거웠다.
취준생들은 저마다 노트와 펜을 들고 자신이 관심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후생동 2층 직무상담 코너에는 플랜트, 품질, 구매, 연구개발, 영업, 경영지원 등 지원분야의 실무직원들이 직접 참여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각 분야의 실무 직원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신입사원에게 필요한 자질을 말해주세요”, “플랜트 지원자인데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나요?”, “일과가 어떻게 되세요?” 등 질문을 던졌다. 또 “현대차는 부정적 여론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현대차의 단점을 말해주세요” 등 직원들의 진땀을 빼는 질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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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대차 잡페어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사옥 후생동 직무상담 ZONE 입구에 많은 취준생들이 몰려있다.[사진=윤정훈 기자]
동시에 후생동 2층 강당에서는 임직원의 강연이 이어졌다. 오전 9시 국내영업과 해외영업에 대한 강연을 시작으로 오후 6시까지 각 분야의 팀장급 인사가 참여해 강연을 진행했다.
500여명이 들어가는 강당에는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었고, 일부 학생들은 뒷자리나 통로 자리에까지 앉아서 강연을 듣는 등 열띤 분위기를 나타냈다.
후생동의 호기심과 열정이 넘치는 분위기와 달리 본관 10층과 11층에서 각각 진행된 자기 PR과 셀프 PR 프로그램은 조용한 가운데 긴장감이 흘렀다.
자기 PR은 사전에 250자의 신청서를 작성한 사람 중 선정된 인원 참여했다. 셀프 PR은 당일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됐다.
자기 PR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이들은 자신의 차례가 오면 면접관 2명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서 준비해온 자기소개를 했다. 또 간단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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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대차 잡페어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사옥 본관 10층. 자기 PR에 참여한 취준생들이 자기 차례를 앞두고 대기실에 앉아있다.[사진=윤정훈 기자]
11층의 셀프 PR에 참여한 학생들은 편안한 캐주얼 의상을 입고 참여했다. 혼자 카메라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3~4분간 준비하고 5분여의 시간동안 셀프 PR 내용을 영상에 담았다.
셀프 PR은 안내문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신청하고 매 시간별로 발표를 통해 선택된 사람만 할 수 있다. 잡페어가 끝나고 해당 영상은 인재채용팀에서 자기 PR과 동일한 방식으로 검토하고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플랜트 부문에 지원 예정인 대학생 B(28) 씨는 “자기 PR에 신청했는데 안됐다”면서 “오늘은 셀프 PR을 준비해서 일찍 왔다. 다행히 첫 번째 시간은 경쟁률이 낮아서 셀프 PR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년 전부터 도전했는데 자소서도 잘 못쓰고, 스펙이 낮았는지 서류에 떨어졌다. 이번에 셀프 PR을 통해 서류전형 면제를 받고싶다”면서 “혼자 영상을 찍는데도 긴장돼 준비한 것을 못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잡페어는 늦게까지 많은 학생들이 방문했다. 3000여 명의 학생이 방문해 정보를 구하고, 현대차 입사의 꿈을 품고 돌아갔다. 또 스태프와 현대차 직원 총 100여명 이상이 행사 진행, 상담, 강의 등을 하며 잡페어에 참여했다.
현대차 하반기 채용은 지난 1일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진행 중이다. 오는 14일까지 서류접수를 마감하고, 10월 9일에 인적성검사(HMAT)를 실시한다.
합격자는 10월 26일부터 30일 사이에 1차 면접을 진행한다. 2차 면접과 신체 검사는 11월 16~18일에 이뤄진다. 최종합격은 12월 11일 발표할 예정이다.
류경남 인재채용팀 과장은 “자기소개서에는 정답이 없다. 매력적인 자기소개서는 자신만의 스토리로 솔직하게 경험을 담아내는 것이다. 일부 특이한 경험을 가진 학생과 비교하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싶다. 하지만 대부분 입사자는 평범한 학생이다. 이 회사에 왜 가고 싶은지, 이 일을 왜 하고 싶은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자기 PR이나 셀프 PR을 통해 서류를 합격하는 것은 이점이 크다. 실제 잡페어를 통해 서류를 면제 받은 지원자들의 최종 입사 확률이 높았다”면서 “셀프 PR의 경우 무조건 특이하다고 합격하지는 않는다. 내용이 끌려야 하고, 진실성이 느껴지는 지원자를 가려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영상=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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