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올해 들어서만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 수가 35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례 없는 난민 사태에 대해 시리아, 요르단과 국경이 맞닿은 이스라엘의 선택은 ‘장벽 쌓기’였다.
월스트리트저널,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일(현지시간) 주간 국무회의 연설에서 "요르단과 접한 국경에 30km 길이의 장벽 건설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내전에 따른 비극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스라엘은 지리학적으로나 인구학적으로 매우 작은 나라"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프리카 난민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유입을 막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시나이 반도에서 오는 난민을 막기 위해 이집트 쪽 국경에 길이 230km, 높이 8m의 장벽을 세웠다. 시리아 접경지대인 골란고원에도 길이 240km, 높이 5m의 장벽을 건설했다.
앞서 이스라엘 야권 지도자 이삭 헤르조그는 "안식처를 찾는 난민 수십만명에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는 전쟁 난민을 받아들이고 관련 사안에 대한 긴급 국제회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문제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놨다.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유럽 내 5만여 개 모든 가톨릭 교구가 난민 가족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바티칸 내 두 교구가 앞장서서 각각 난민 두 가족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교황의 제안대로 최소 난민 한 가족씩 받아들일 경우 10만명이 이상의 난민이 살 곳을 찾게 돼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이어 "난민에게 단지 용기를 내서 버티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진정한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는 5년째 이어지는 내전으로 국민 2300명 가운데 20%가 난민으로 전락했다. 인구가 400만 명인 레바논에는 110만 명이 유입됐고 터키에 180만명이 몰렸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지난 주말에만 각각 2만명, 1만5000명 정도의 난민을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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