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동병상련(同病相憐)’을 겪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핵심자산인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과 르네상스 호텔을 정상적으로 처분해야만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으나, 시장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경남기업은 자사 최대자산인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랜드마크72의 매각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NH컨소시엄(NH투자증권·대주회계법인 등)이 지난달 초 진행한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미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등 4곳의 부동산 투자업체가 인수 의향을 나타냈다. 현지에서 투자 실사가 마무리된 현재까지 인수 의지를 유지 중인 업체는 3곳으로, NH컨소시엄은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이달 말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랜드마크72의 감정가는 1조원 정도이지만, 업계의 예상 매각가는 약 7000억~8000억원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관련 실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서 두 번이나 랜드마크72의 매각이 실패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기대했던 수준 이상의 몸값으로 매각이 성사될 경우, 경남기업의 회생계획안 수립 및 통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이달 초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된 삼부토건도 핵심자산인 르네상스 호텔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달까지 중국 등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자를 물색했으나, 이달 법정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채권단의 주관 하에 공매를 통한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르네상스 호텔의 예상 매각가는 법정관리에 앞서 인수를 추진한 엠디엠(MDM)이 제시했던 9000억원가량이다.
삼부토건의 관계자는 “르네상스 호텔 매각은 회사 회생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몸값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받아야 우리로서는 경영정상화의 희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랜드마크72와 르네상스 호텔 매각을 바라보는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은 물론 국내외 전반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약 1조원에 육박하는 매물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랜드마크72와 르네상스 호텔의 매각가가 예상 수준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두 건설사 모두 각종 채무 변제 후 수중에 떨어지는 금액이 줄어들게 돼 법정관리 조기 졸업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송기욱 젠스타 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 “현재 침체돼 있는 전반적인 국내외 경제를 생각해볼 때 약 1조에 달하는 매물 인수에 뛰어들 업체는 소수 대기업 밖에 없다”면서 “인수에 적극적인 외국계 투자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들지 않는 이상 토지 규모가 크고 가격이 비싼 매물을 올해 안에 제값에 판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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