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8일 오전 11시 무상급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경상남도의 감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박종훈 교육감은 또 법과 규정에 어긋나지만 학부모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홍준표 도지사에게 일괄타결을 제안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경남교육청과 경상남도는 급식비 분담률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으며 협상 도중 경남도는 기존 비율에서 하향조정해 50%만 지원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 바 있다. 또 경남도교육청 소속 90개 학교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상남도의 감사 계획 발표는 도교육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는 우리 교육청을 감사할 권한이 없다. 교육감으로서 이를 수용하는 것은 법과 규정을 어기는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을 만들게 되어 다른 시·도의 균형적 행정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급식비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가 짊어져야 했으며 지난 1년은 교육감으로서 고난과 인내의 시간이었다”고 전제한 뒤 “‘급식은 교육이다’는 본질적 가치와 시민적 권리 확보를 위해 그동안 경남의 학부모님이 보여준 자발적 행동은 갈수록 많은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발목을 잡은 것은 ‘감사’ 문제였다. ‘감사’가 무상급식의 본질이 될 수 없지만 언제나 지원 중단의 명분이 됐다”며 “광역단체가 시·도교육청을 감사한 전례가 없고 도 단위 기관의 위상과 법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저의 소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종훈 교육감은 “어떤 정치적 논리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통을 대신할 수 없다. 우리 학생들이 끼니 때마다 받아야 할 상처와 학부모님들의 현실적 아픔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면서 “2학기에 접어든 지금 제가 가진 원칙만을 고집하며 교육 가족들의 고통을 바라보기에는 우리 앞에 주어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무상급식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자신의 신념을 접고 도청의 감사를 받겠다면서 홍준표 지사와의 일괄 타결을 제안했다.
박 교육감은 “저는 오늘 입장을 발표하기까지 타 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례를 만들게 된다는 점, 우리 교육청 공무원들이 받을 자존감의 훼손을 생각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더 이상 결단을 미룰 수 없었고 ‘감사’라는 장애물을 걷어내고 무상급식이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저와 홍 지사가 만나 문제를 일괄 타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 자리에서 올해의 지원 부분을 포함해 영남권 평균 비율에 이르기까지 무상급식 문제 해결을 위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박종훈 교육감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학교현장으로 눈을 돌리겠다고 약속한 만큼 학생을 중심에 두는 교육, 방향과 철학이 바른 교육 실현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면서 “경남도민의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성원을 당부드리며 그동안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길에 함께 해 준 경남도민과 교육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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