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2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최근 중국 열병식을 기점으로 더욱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는 양국 정상의 이번 만남이 향후 국제사회 주요 이슈와 각 지역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22일 미국 시애틀에서 일련의 공식 일정을 시작, 28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로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과 같은 미국 대표 기업의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서 비즈니스 리셉션에 참여해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또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이 주재하는 최고경영자(CEO) 원탁회의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은 시애틀 리셉션 연설에서 중국의 경제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최근 미국 경제계에서 새어나오는 위안화 평가절하 및 중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들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다. 다만 시 주석은 예정돼 있지 않은 공식적 질문은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심사인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만남에 관한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시 주석이 워싱턴에서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다음날인 25일 오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부터 중국 해커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문제까지 다소 민감한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자크 들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지난해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협의를 이끌어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치열한 갈등을 빚고 있어 작년과 같은 획기적 타협안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본래 시 주석이 하와이와 디트로이트를 방문하는 것을 고려했으나, 각각 미 태평양함대의 본부가 있는 점과 보안상 문제 등으로 방문지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