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도 오산 뷰티사업장에서 만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서 회장은 이날 창립 70주년 간담회를 갖고 "1930년대 어머니의 부엌에서 만든 '동백기름' 화장품이 오늘날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에어쿠션의 원동력이 됐다"며 "한국만이 가진 특이한 미적문화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도전과 개척정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1945년 탄생한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창업자 서성환 창압자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가 3.3㎡(1평) 남짓한 부엌에서 동백기름을 만들어 개성 시장에 내다 팔던 게 시초가 됐다.
서 창업자의 뒤를 이어 1997년 태평양 사장으로 취임한 서경배 회장은 설화수·아이오페·에어쿠션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뷰티기업으로 키웠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1%, 40.3% 증가한 4조 7119억원, 659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미국 유명경제지 포브스는 아모레퍼시픽을 전 세계 100대 혁신기업중 28위로 꼽았다.
서 회장은 "해방·IMF금융위기·노사갈등·계열사 적자 누적 등 70년간의 여정에는 어려움이 매우 많았지만 그때마다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며 "국내에서 70년 역사의 기업은 드물지만 세계를 기준으로 볼 때 아모레는 아주 작은 회사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그는 아모레퍼시픽 2020년 비전으로 '원대한 기업'을 제시했다.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대 브랜드를 글로버 챔피언 브랜드로 육성하고, 중국 외에 중동·중남미·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에 추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내 매출 12조원과 영업이익를 15%, 해외 매출비중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서 회장은 "중남미, 중동, 사우디, 이란 등은 미(美)에 대한 의식이 높고 도시화와 중산층의 증가 속도가 높아 '제2의 중국' 열풍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동남아시아의 경우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를 집중공략하고, 북미·유럽 등도 최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되는 단계라 올해부터는 흑자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화장품 산업 주요 변수로 등장한 '중국 리스크'와 관련해선 "화장업은 거시적인 측면보다는 현지인들의 생활패턴과 습관을 알아보는 미시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현재 중국 화장인구는 2억명이고, 화장이 가능한 인구가 5억명이라는 사실만 봐도 산업적으로는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에는 오로지 성장하는 기업과 쇠퇴하는 기업만 있다"며 "세계 여성들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와 이해로 과거에 없던 '특이한 화장품'을 만드는 '특별한 기업'으로 진일보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