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사회 불법 금융 다단계 다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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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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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체 사기성에 “나만 돈 벌면 그만”의식 더해져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워싱턴, 뉴욕 등 한인사회에 소위 ‘폰지(Ponzi) 사기’라고 하는 불법 금융 다단계 마케팅이 또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폰지 사기란 실제 자본금 없이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다음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을 받아 앞 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사기수법을 말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미 곳곳에서는 한인이 관련된 폰지 사기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그런 가운데 요즘 워싱턴 등 동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금융 거래가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사는 60대 남성 김 모씨는 최근 친구로부터 200달러(24만원) 내지 300달러(36만원)만 투자해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투자 권유를 받았다. 미국 금융 계통에서 오래 일을 한 그는 단번에 이것이 이른바 ‘폰지(Ponzi) 사기’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의 친구는 은퇴 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다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일종의 금융 다단계’ 일을 시작했다. 친구가 말도 안되는 금융 다단계에 빠진 것이 안타까웠던 김씨는 “차라리 그냥 200불을 줄테니 이런 일 하지 말라”며 그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김씨는 기자에게 이 사실을 전하며 “주변에서 고수익의 유혹에 크고 작은 금액을 이미 투자한 한인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인 경기에 날벼락이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주로 한인들의 수가 많은 LA 등지에서 자주 나타나던 수상한 유형의 금융 다단계 마케팅이 이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씨 친구의 사례 뿐 아니라 최근에는 한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투자를 내세우는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고 다니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투자사업 중 상당수가 정식 등록업체가 아닌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들 회사는 주로 실제 업주는 외부로 나타나지 않고 소위 ‘브로커’들만 나서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고 실제 업주가 숨어버리면 피해배상을 요구할 상대를 찾기도 어렵다.

게다가 이런 금융 다단계 회사들은 겉보기에 멀쩡한 투자회사 행세를 하고 있다. 게다가 한인사회에서 꽤나 알려진 인사들까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업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상당수 한인들이 이런 형태의 금융 다단계가 사기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투자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보다 나만 먼저 돈 챙겨 빠져나오면 그만 아니냐?”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일부 한인들의 “나만 돈 벌면 그만”이라는 비뚤어진 의식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사기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잊을만 하면 계속 다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이런 사기에 속지 않으려면 최근 만들어진 처음 보는 회사가 하는 투자사업은 일단 조심하라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의 불법 금융 다단계 회사들이 1년 이내에 문을 닫고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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