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메자닌펀드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14일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메자닌펀드만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자문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이원투자자문은 선형렬 대표가 15년간 몸담은 KTB자산운용을 떠나 지난 3월에 설립한 신생자문사다. 그는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 처음 메자닌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슈퍼리치가 찾는 펀드' 혹은 '없어서 못파는 사모펀드'로 잘 알려진 메자닌이지만 첫 출시에는 반대 의견이 많은 문제의 상품이기도 했다. 폐쇄형 구조, 등급 없는 채권, 블라인드 사모펀드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런 불확실성에도 메자닌펀드는 잇단 성공을 거두며 시장자금을 끌어들이는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운용 비결은 풍부한 투자풀
메자닌펀드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투자풀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곳이 많아야 좋은 상품도 골라낼 수 있다.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한 경우에는 서둘러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바람에 사고를 낼 확률도 높아진다.
기업의 발행 사실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권업계 투자은행(IB) 담당자들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 시장에서 일하면서 쌓은 인맥이 필요하다.
선형렬 대표는 "회사를 나와 자문사를 설립하게 되면서 더 많은 증권사 IB 담당자와 대면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 운용사에서 일했을 때보다도 풀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풍부한 투자풀과 선형렬표라는 이름만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이 그의 비결인 셈이다.
◆1호 1300억 완판… 2호 출시
에이원투자자문 설립 직후 첫 시장에 내놓은 메자닌 1호 사모펀드가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에 성공한 가운데 지난 8월에 7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내놨다. 앞서 내놓은 1호 펀드는 오는 10월이면 포트폴리오가 완성돼 2호를 출시한 것이다.
선형렬 대표는 "현재 메자닌 1호의 편입비율은 75%로 이미 대부분 채워졌다"며 "5개월 동안 70개 기업을 검토했고 일주일에 두 곳씩은 직접 실사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목표치를 세우고 메자닌펀드를 출시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자닌의 경우 증권시장 변동과 상관 없이 절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메자닌의 경우는 시황을 타지 않아 아무 때나 투자해도 된다"며 "다만 시장이 급락해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이 자금조달을 통해 돈을 쌓아두기를 원하고 이 경우에 발행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쉽다"고 전했다.
메자닌펀드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그가 지난 10년간 운용했던 메자닌펀드에서 투자처에 문제가 생긴 일은 단 한번도 없다.
그는 상장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상품에만 투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한 펀드에 10~12개 상품을 담고 있으며, 공모로 발행되는 메자닌의 경우 투자적격대상인 BBB- 등급 이상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메자닌 집중 위해 자문사 설립
선형렬 대표는 올해 3월 에이원투자자문을 설립했다. 메자닌펀드 운용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체투자 가운데 가장 우수한 펀드로 메자닌을 꼽는다.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도 확신한다.
하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메자닌 비율은 아직 0.001%에 불과하다.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일수록 이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선형렬 대표는 순수 매자닌펀드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적은 인원이지만 관리직원을 따로 두고 선형렬 대표는 메자닌펀드 운용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작은 회사지만 보이는 것보다는 높은 운용 성과를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라며 "메자닌을 운용하는 자문사는 몇 곳 더 있는 것으로 알지만, 수익률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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