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각 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오늘이 미 대선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이 46%, 공화당의 트럼프가 43%를 각각 얻었다고 보도했다.
단, 이 조사결과는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등록·비등록을 구분하지 않은 전체 성인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클린턴 51%, 트럼프 39%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남녀 유권자 사이의 선호 후보는 뚜렷하게 갈렸다. 남성은 클린턴 37%, 트럼프 52%로 트럼프를, 여성은 클린턴 55%, 트럼프 34%로 클린턴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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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모두 자신이 속한 민주 또는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매우 탄탄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모든 민주당 성향 유권자 중 83%, 트럼프는 공화당 성향 유권자 중 73%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 선거에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 히스패닉계들은 클린턴 전 장관 69%, 트럼프 21%의 지지울을 보였는데, 트럼프의 이민정책 및 히스패닉계 비하 발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권자 중 특정 정당 지지 성향이 아닌 이른바 ‘무당파’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클린턴 45%, 트럼프 39%를 보였다. 신문은 무당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율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조사들에서 다른 후보에게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하는 등 소위 ‘클린턴 대세론’이 힘을 잃었다는 의견이 많다.
클린턴 전 장관은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아이오와 주에서 민주당 당원투표에 참여할 뜻을 밝힌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41%를 얻은 무소속 버니 샌더스 후보에 1%포인트 뒤졌다.
또 지난 5일 '서베이유에스에이'의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45%대 40%로 앞선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무당파를 포함한 전체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고 그의 승리를 점치기는 어렵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는 막판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5% 이상 많은 무당파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무당파의 지지를 4% 이상 더 받았는데 현재 미 유권자들의 움직임이 당시와 매우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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