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펀드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자체자금으로 기업에 설비투자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면, 은행의 예상손실을 정부 예산으로 출자 지원하는 사업이다. 총 14조원의 자금이 투입되며 총 1157곳이 1차 지원을 받았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5조원이 집행된 1차 설비투자펀드 지원을 받은 기업들 중 투자 이후 실적이 감소한 기업은 367개로 전체 기업의 42.4%를 차지했다.
정책지원을 받아 설비투자를 늘렸음에도 기업 10개 중 4개는 실적이 더 나빠졌다는 얘기다.
더구나 지원 기업 중 292개 기업은 자료 미보유 및 미제출 등에 따라 매출액과 고용률 등을 파악할 수조차 없어, 성과 평가 자체를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자료가 없는 기업데 지원된 금액 규모만 2795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설비투자는 고용유발효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고용률 조사도 이뤄지고 있지 않아 증감 현황 파악도 불가능한 상태다.
이운룡 의원은 "14조원이 지원되는 대규모 사업에 대해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자칫 좀비기업만 양산하는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된다"면서 "정책사업이 제대로 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비투자펀드 정책에 대한 성과평가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는 "설비투자가 시설완공, 해당설비 정상가동 등 대부분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현 시점에서 1차 설비투자펀드의 성과를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총자산 증가율 조사 등 성과지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