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운데)가 14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중앙위원회 무기한 연기와 재신임 투표 제안 취소 요청 등의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중앙위원회 무기한 연기와 재신임 투표 제안 취소 요청 등의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15일 오전 관련 입장을 밝히기로 결정, 현재 대표와 전직 대표가 또다시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날 늦은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전 대표께 드리는 답글’이란 제목의 글에서 “중앙위 개최를 무기 연기하자는 제안은 답이 아니다”라며 “당무위원회에서 혁신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중앙위원회 개최가 의결됐고, 이미 중앙위가 소집됐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당 대표에게 그럴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혁신안의 미흡한 부분은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며 “혁신위나 당 대표에 대한 불만 탓에 혁신을 거부하면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라며 “중진들도 연기요청을 철회했다”고 안 전 대표 요구를 일축했다.
◆문재인 “중앙위 무기한 연기, 당 대표에 권한 없다”
특히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당 위기는 당에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타성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 타성이 매번 혁신을 발목 잡고 낡은 시스템을 고수해왔다. 혁신에 대한 거부나 저항도 그래서 생긴다. 지금 우리 당을 흔들고 있는 혁신에 대한 진통은 그것과 얼마나 다른 것일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과거 ‘손학규 체제’ 시절 정치혁신위원회(위원장 천정배 의원)의 혁신안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모두 실천되지 못하고 사장됐다. (이는) 안 전 대표께서 말씀하신 ‘기득권의 타성’ 때문이었다”라며 “지금 처음으로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여 실천하려 한다”고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표는 “누구는 기득권, 누구는 새 정치로 가를 수 없지만, 정치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모두 동의할 것”이라며 “그러나 변화를 가로막는 기득권은 뿌리 깊고 강고해 깨뜨리기 어렵다. 새 정치 상징인 안 전 대표와 저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훈수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혁신안 의결 여부 따른 사퇴 등 책임론과 관련해선 “혁신안과 재신임을 연계한 것이 아니다.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줬으니 혁신이 실패하면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리를 말한 것”이라며 “원치 않아도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혁신조차 실패한 당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제안한 ‘지역별 전 당원 토론회’에 대해선 “낡은 진보의 청산이나 인재영입 같은 더 근본적인 혁신 과제는 혁신위의 몫이 아니다. 혁신위에 기대지 말고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이라며 “중앙위 이후에, 그리고 혁신위 이후에, 우리가 함께 해내자. ‘지역별 전 당원 혁신토론회’도 그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본청.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4일 늦은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전 대표께 드리는 답글’이란 제목의 글에서 “중앙위 개최를 무기 연기하자는 제안은 답이 아니다”라며 “당무위원회에서 혁신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중앙위원회 개최가 의결됐고, 이미 중앙위가 소집됐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당 대표에게 그럴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문재인 “재신임? 이해 가지 않는다” 일축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요구한 재신임 투표 취소 요청에 대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저에 대한 대표직 사퇴 요구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고, 그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우리 당을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는데, 거기서 벗어날 방안이 무엇이냐”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재신임을 묻는 방법도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중진의원 모임에 말씀드렸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제시한 방법에 따라 추석 전에 재신임 절차를 끝내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 투표 제안은 결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주 지지기반이며 당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남 민심이 좋지 않다는 말을 귀 따갑게 들어왔는데, 어떻게 결과를 낙관할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신임하지 않는 여론이 국민이나 당원들 사이에 높다면, 우리 당이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선택과 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 개인으로서도 집착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혁신안 통과와 재신임 이후 △당의 단합과 통합을 위한 노력 △민생과 정책 행보 △인재 영입 등의 3대 과제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의 분란을 끝내려고 한 저의 제안이 또다시 분란 거리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안 전 대표 측은 문 대표가 글을 올린 직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15일 오전 9시 45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관련 입장 표명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와의 갈등에 대해 "충심어린 제안과 지적에 대해서 '가만히 있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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