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우수한 품질의 전남 쌀이 오히려 시중에서 헐값으로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이 16일 농협중앙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쌀 가격 및 품질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무안 '고향의 향기미' 10㎏ 짜리 한 포대가 2만5000원에 팔렸다. 이는 경기도 여주 '대왕님표 쌀' 3만4500원보다 9500원이나 싼 것이다.
하지만 전남 쌀의 품질은 훨씬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상사가 쌀 유통을 위해 올해 전국의 제품 쌀을 시료로 품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마트에서 2만5000원에 팔리는 전남의 쌀(10kg)은 종합점수 92점을 받은 반면, 이보다 1만원 가까이 비싼 여주 쌀(10kg)은 종합점수 86점을 받았다.
품질과 맛이 훨씬 뛰어난 전남 쌀이 오히려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농림식품부 선정 '고품질 브랜드 쌀' 12개 가운데 전남 쌀은 무려 5개나 포함됐다. 전북도 5개 브랜드가 선정됐다.
그런데도 전남 쌀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소비자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황 의원은 "농식품부 관계자가 '소비자들이 경기도 쌀이 밥맛이 좋고 가공이 잘 됐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농협의 턱없이 낮은 매입가격도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농협이 지난해 전국 8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사들이 쌀값 자료에 따르면 전남 쌀(40㎏ 기준) 매입가격은 5만1436원으로 경기 쌀 6만5000원보다 1만3564원 낮았다. 농협은 이를 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황 의원은 "우수한 전남 쌀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 기준을 세워야 할 농림식품부가 손을 놓고 있는 책임이 크다"며 "농식품부가 공정하지 못한 현실을 바로 잡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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