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20년 전 성수대교 붕괴로 꾸려진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성수대교 안전을 진단하는 업체에서 뇌물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이 한국시설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시설물 안전진단 용역 비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지난해 9월 25일 공단을 압수수색하면서 민간 진단업체와 공단 직원간 금품 및 향응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민간 진단업체는 대형교량·터널·다목적댐 등 65개의 주요 대형 시설물의 안전성을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수년 동안 사기공모(기망) 및 뇌물수수를 한 혐의로 공단의 부장급 이상 간부 3명이 파면됐고, 2명은 불구속기소로 재판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안전공단은 급히 내·외부 전문가로 팀을 구성해 해당 65개의 시설물을 전면 재점검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공단 설립에 기인한 성수대교가 비리에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성호 의원은 "비리관련 시설물 재진단 결과 다행히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안전점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최근 안전 관련 시설물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안전의 최전방에 있는 공공기관이 더욱 정확하고 청렴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이후 제정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1995년 설립된 공단이다. 시설물의 안전 확보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지난해 116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최하위(E등급)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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