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3세부터 18세 어린이·청소년 약 2400명을 대상으로 혈중 납, 비스페놀-A 등 환경오염물질 9종에 대한 체내 노출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년간 전국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환경오염물질 체내 노출 수준의 대푯값을 확인한 것으로 전국 보육기관 및 초·중·고등학교를 모집단으로 해 표본조사 형태로 진행했다.
조사결과 혈중 납 등 대부분 환경오염물질이 나이가 낮아질수록 체내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혈중 수은은 초등생이 가장 높았고 중·고생, 영·유아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요중 카드뮴, 요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 농도는 영유아가 각각 0.39㎍/L와 77.77㎍/L로 청소년에 비해 약 1.5배 높게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손가락 또는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 영유아 행동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노출 수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유아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은 성인의 약 2~3배에 이른다. 다만 혈중 수은의 경우 체내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운 수은의 물리적인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미국, 캐나다 어린이·청소년의 노출 수준(기하평균값)과 비교하면 혈중 납은 다소 높았고 혈중 수은은 약 4~6배, 요중 카드뮴은 약 2~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혈중 납의 경우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관심기준과 비교하면 초과자는 3명(0.16%)이 나왔다. 체내에 납이 노출될 경우 약 10㎍/dL 이하 농도에서도 지능지수, 주의집중력 및 학업성취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는 2009년 혈중 납 건강영향 권고기준 값을 철회했고 미국 질병관리본부도 2012년 관심기준을 10µg/dL에서 5µg/dL로 낮춘 바 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지속적으로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환경오염물질 노출 수준을 조사하기 위해 성인에 국한했던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대상자를 올해부터 만 3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조사 대상자 중 환경오염물질 체내 농도가 권고치를 초과할 경우 환경오염물질에 대해 추가 정밀조사 등 심층연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과장은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취약하고 영유아기의 노출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어린 자녀의 환경오염물질 노출 저감을 위해서는 정부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안전한 어린이 용품 선택, 보육기관 친환경 보육환경 제공 등 많은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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