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갑내기 알 파치노와 존 레논이 만났을 때…‘대니 콜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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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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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대니 콜린스'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세계적 그룹 비틀즈의 존 레논이 사망한지도 벌써 35년이 흘렀다. 지난 1980년 12월 8일 향년 40세로 세상을 떠난 존 레논의 노래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존 레논이 태어난 1940년도에 또 다른 아티스트가 태어났으니 그가 바로 알 파치노(75)다. 존 레논보다 6개월이 조금 안되게 먼저 태어난 알 파치노는 영화배우로서, 감독으로서 명성을 얻었다. 흥행에 있어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그가 명배우라는 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 ‘대니 콜린스’(감독 댄 포겔맨)는 알 파치노와, 이미 ‘전설’이 돼 버린 존 레논을 만나게 한 작품이다.

대중음악으로 전 세계에 팬을 거느린 슈퍼스타 대니 콜린스(알 파치노)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대저택에서 살면서 윙이 달린 벤츠 스포츠카를 몰고, 40세 연하의 약혼녀 소피(카타리나 카스)와 동거 중이다. 그만큼 재력가다. 대니 콜린스가 투어를 할 때면 언제나 만석. 이미 50대를 넘은 여성 팬들이 맨 앞자리에 앉아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사실 대니 콜린스는 대중적이기보다는 자신만의 노래를 하던 싱어송라이터였다. 팔색조 매력을 지닌 그였지만 전문 작곡가들이 건넨 대중음악을 시작한 이후로 그는 자신만의 악보를 위해 펜을 잡지 않았다. 그리고 마약과 술, 그리고 여자에 빠져 지냈다.
 

[사진=영화 '대니 콜린스' 스틸컷]

그렇게 보낸 기간이 30여년. 대니 콜린스의 절친이자 완벽한 매니저인 프랭크 그럽맨(크리스토퍼 플러머)은 대니의 65번째 생일을 맞이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존 레논의 광팬인 대니를 위해 어렵게 구한 것이 바로 34년전 존 레논이 대니에게 직접 쓴 친필 편지. 대니는 선물을 받아보고 깊은 회한에 빠졌다.

존 레논이 대니가 신인시절 유명 음악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를 보고 기자에게 전달해주길 바라며 쓴 편지였다. 신인가수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대니는 인터뷰에서 “성공과 부유함이 음악적 재능을 해치게 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너의 노래에서는 존 레논의 느낌이 난다”고 하자 존 레논에 대한 상찬을 늘어놓았다. 존 레논은 선배 가수로서, 대니가 가진 고민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너의 음악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면서 “우리 집에 전화를 걸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했다. 집전화번호도 함께였다.

이후 대니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마약을 끊고 약혼녀 소피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자신이 없는 낮에 항상 집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괜찮으니까 나와봐”라고 하자 침대 밑에서 나온 팬티 차림의 저드(브라이언 스미스)에게 대니는 “자네가 바로 소피가 항상 얘기하던 ‘허드렛일’이군”이라며 “소피, 원래 혼전서약서를 쓰게 할 생각이었지만, 위자료는 챙겨줄게. 좀 위안이 되지?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여기서 한동안 머물러도 좋아. 내가 떠날 테니까”라고 통보했다.

뉴저지로 날아간 대니는 힐튼호텔에서 머물기로 했다. 벨보이 니키 에른스트(조쉬 펙)에게 팁으로 100달러 지폐를 건네고, 아름다운 프론트 여직원 제이미(멜리사 베노이스트)에게 외모 칭찬을 하자 등장한 치프 매니저 메리 싱클레어(아네트 베닝)를 보고 호감을 느낀 대니는 저녁식사를 권하지만 퇴짜를 맞는다. 포기를 모르는 대니는 지속적으로 메리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대니는 자신을 찾아온 프랭크에게 폭탄선언을 한다. 모든 전국 투어를 취소하고 작곡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한 것. 프랭크는 그런 대니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배려한다.

대니가 뉴저지로 간 이유에는 작곡 작업도 있었지만,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톰 도넬리(바비 카나베일)를 만나기 위함도 있었다.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고 어머니와 힘든 시기를 겪은 톰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희귀병으로 어머니를 떠나 보낸 후 원망은 더욱 커졌다.

대니의 며느리이자 톰의 아내인 사만다 레이 도넬리(제니퍼 가너)는 그래도 현명했다. 과잉행동 장애(ADHD)를 겪고 있는 딸 호프(제잘 아이젠버그)를 생각해 할아버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둘째를 임신 중인 사만다는 대니와 톰 사이에서 현명하게 대처한다.

대니는 처음 만난 손녀 호프에게 깊은 애정을 느꼈다. 자신을 닮았는지 어린 나이에도 노래도 잘 부르는 호프가 당연히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잉행동 장애가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보인다.

대니가 왔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와 문을 박차고 들어온 톰은 “나가서 얘기하시죠”라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면서도 “당신은 이기적인 사람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아들의 냉대에 호텔 바에 앉아 술에 취한 대니를 본 메리. 대니와 메리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호텔룸에서 완성되지 못한 자작곡을 들려주는 대니, 그런 그에게 메리는 공연에서 자작곡을 부르면 저녁식사에 응하겠다는 조건을 내건다.

대니는 자작곡 작업과 함께 아들 가족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뉴욕의 유명한 과잉행동 장애 전문학교 입학을 주선하는 등 노력을 하고 톰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대니 콜린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의 싱어송 라이터 스티브 틸스턴이 실제로 존 레논의 친필편지를 34년만에 받아 언론에서 대서특필된 바 있다.

메소드 연기의 원조인 ‘대부’ 말론 브란도의 영향을 받은 알 파치노의 연기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다. 그의 노래 실력이 출중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존 레논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Imagine’ ‘Hold On’ ‘Love’ ‘Beautiful Boy’ ‘Nobody Told Me’ ‘#9 Dream’ ‘Cold Turkey’ ‘Instant Karma’ ‘Whatever Gets You Through The Night’ ‘Workin Class Hero’ 10곡이 삽입됐다는 것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알 파치노 외에 배우들의 호연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아역 지젤 아이젠버그는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하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가족의 사랑에 대해 고찰하게 만드는 ‘대니 콜린스’는 내달 1일 15세이상관람가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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