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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영 대법관 퇴임…"사건 수 벅차, 하루빨리 상고법원 도입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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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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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 법관에 '당사자의 말 성심껏 듣고 올바른 판단' 당부

민일영 대법관[사진=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민일영(60·사법연수원 10기) 대법관이 임기 6년을 마치고 법원을 떠나면서 상고법원의 도입을 강조했다.

민 대법관은 16일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현재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대법원에 대략 4만2000건의 사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대법관 12인이 처리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찬 수치로 가히 살인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법관들과 재판연구관들이 아무리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해도 이미 한계를 넘어 사법 신뢰를 운위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울 수 있다"며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고 국민의 권리를 적정하게 구제하기 위해서는 상고제한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우리의 딱한 현실에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상고법원안'만이라도 하루빨리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 대법관은 이같은 상고법원의 추진이 직역 이기주의를 내세워 반대할 때가 아니며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찾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취임 당시 인용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송사를 처리함에 있어 근본은 성의를 다하는 데 있다(聽訟之本 在於誠意)'는 말과 '공자명강(公慈明剛)'을 언급하며 후배 법관들에게 당사자의 말을 성심껏 듣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민 대법관은 "근래 우리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선에서 재판에 임하는 법관이 성의를 다해 당사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토대로 올바른 결론을 내린 뒤 어법에 맞고 알기 쉽게 작성한 판결문으로 판결을 선고해 당사자로 하여금 승복케 하는 것이 사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또 무미건조한 법조인의 삶이 되지 않도록 시간을 내 오페라, 뮤지컬, 전시회, 영화 등을 취미로 가지라고 조언했다.

민 대법관은 여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83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등을 거쳐 2009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박선영 전 국회의원의 남편이기도 한 그는 퇴임 뒤 2년 임기로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로 부임해 사법 연구와 연수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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