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무속 설화 '바리데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바리, 오다'가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서울광장, 청계광장, 서울역, 덕수궁길 등에서 열리는 '하이서울페스티벌2015'을 통해 관객들을 맞는다.
'바리, 오다'는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연출을 맡아 '버림 받은 자가 버린 자를 구원한다'는 주제를 담아냈다. 바리데기 설화는 일곱째 딸로 태어난 바리공주가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죽자 저승에서 생명수를 찾아와 아비를 살린다는 내용이다. ‘바리, 오다’는 이 설화에서 서사의 원형을 차용했다.
‘바리, 오다’의 주인공 바리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바다에 버려지지만 피난민들에 의해 목숨을 구한다. 노숙인들이 사는 마을에서 커나가던 그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모님을 찾아가고 그 곳에서 죽어가는 아버지를 만난다. 바리는 생명수를 구해 아버지를 살리고 왕의 자리를 제안 받지만 남은 생명수로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자 다시 길을 떠난다.
김석만 교수는 “우리는 모두가 쫓겨가는 신세였다.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고향을 떠나야했던 사람들, 전세대란에 집을 잃은 사람들 등 우리 모두는 피난민이고 노숙인이다”면서 “바리의 생명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구원해내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연 예술은 본질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대답해야한다”며 “우리 모두의 관심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버티칼 퍼포먼스와 무용, 시민 배우들의 참여가 더해진 이 공연은 영상이미지를 통해 전쟁터, 팽목항, 난민들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연속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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