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터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인들의 과학 이해수준에 대한 조사에서 학력, 성별 등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퓨 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과학 이해도 수준은 예상보다 높은 가운데 성별, 나이, 인종 등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가 ‘지구 핵(core)에 대해 그곳이 지구 한 가운데 있으며, 가장 뜨거운 지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82%는 ‘핵연료와 핵무기를 만드는 원료가 우라늄’이라는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산이 많은 덴버 지역과 고도가 낮은 LA 지역 간의 물이 끓는 온도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많은 수가 오답을 냈다. 높은 지역에 올라갈수록 물 끓는 온도가 내려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미국인은 3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73%는 천문학과 점성술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반면 22%는 두 분야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했다. 이들은 천문학이 별자리 위치가 인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응답했고, 5%는 이보다 더 엉뚱한 답변을 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11일부터 9월3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무작위 추출한 3278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 설문 내용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틀린 답변보다 정답이 더 많이 나왔다. 12개 중 평균 8개를 맞춘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응답자 중 27%는 9~10개의 정답을 맞추고 있었다. 또 26%는 10~11개를 맞췄고, 만점을 맞은 사람은 6%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가 나온데 대해 과학자들은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무인자동차, 우주탐사, 기후변화, GMO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과학 이슈들은 대중들로 하여금 과학을 다양하게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과학 이해도는 성별, 나이, 그리고 인종, 민족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났는데 남성 응답자가 12개 질문 중 평균 8.6개를 맞춘데 비해 여성 응답자는 7.3개를 맞춰 1.3개의 차이를 보였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8.4개로 가장 높았고, 히스패닉이 7.1개, 흑인이 5.9개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과학교육에 있어 인종 간의 교육 격차, 문화, 생활방식 등이 과학 이해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과학 이해도에 있어 무엇보다 큰 격차를 보이게 하는 요인은 교육 수준이었다.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12개 질문 중 평균 9.5개를 맞췄고, 대학 졸업자의 경우는 9.2개를 맞췄다. 그러나 고교 이하 학력의 응답자들은 평균 6.8개를 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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