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기업·산업·수출입 등 8개 은행은 이날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준비위원회를 개최해 회사 설립 대신 유암코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8개 은행과 캠코(자산관리공사)가 출자 1조원, 대출 2조원 등 최대 3조원을 투입해 오는 11월까지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채권단 이견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문제를 시장 주도형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통해 해소하기 위해서다.
자금 부담이 크고 신설하는 회사가 유암코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출자 과정에서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11일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공청회까지 열렸지만 결국 은행들은 이를 백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신 은행들은 국내 최대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유암코에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신설하는 안을 만들어 금융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추가 출자를 하는 대신 기존 유암코 출자 지분을 일부 조정해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던 유암코는 관련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유암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