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아주스타]예능MC 유재석의 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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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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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 배음 많은 육성 발성으로 잔잔하고 편한 분위기 연출

  • 서두르지 않는 잔잔한 톤으로 게스트와의 템포 조절 능력

유재석[사진=아주경제 DB]

유재석(43)이 국내 예능MC계를 평정한지 오래다. 대단한 ‘끼’나 돋보이는 개인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가 예능MC계의 지존으로 장수하고 있을까?

유재석은 출연자들을 리드한다기보다는 함께 묻어가며 보조를 맞추는 잔잔한 진행 스타일의 소유자다. 지난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할 때만 해도 그가 이렇게 예능MC분야의 최정상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일단 멘트할 때 유재석의 자세를 지켜보면 좀 어정쩡하다. 몸을 똑바로 펴지 않고 마치 거북이가 연상될 만큼 꾸부정한 자세다. 목이 앞으로 빠진 폼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세가 앞쪽으로 쏠리다 보니 소리도 앞을 향해 밀어서 내는 편이다. 이런 자세는 무게중심이 특정부위(앞쪽)에 실리므로 체력 소모가 많다. 방송 진행을 조금만 해도 유재석이 금새 지치는 이유다. 타고난 저질체력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 습관에 기인한 피로감이다.

또한 유재석의 입모양을 보면 조잘거리듯 입술을 많이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개그맨 출신이라 발음이 정확한 편이다. 입 모양 교정은 물론 모창 등 발성 전반에 걸쳐 연습을 많이 한 게 엿보인다.

발성 방식, 또는 소리의 위치로 볼 때 유재석은 뒤쪽 아래로 소리를 내는 스타일이다. 다시 말해 완전 육성에 가까운 발성이다. 따라서 낮은 배음이 많을 수밖에 없다. 높은 배음이 많으면 선동적으로 들리지만 낮은 배음이 많으면 잔잔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시청자들이 유재석에게서 느끼는 편안함 또는 친근함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 기인한다. 더욱이 유재석은 소리를 밀어서 내기 때문에 좀 더 부드럽고 유연하게 들린다. 겸손의 미덕까지 지녔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높은 음을 잘 내는 반면 차분한 사람은 중저음 쪽의 소리를 많이 낸다. 유재석은 단연 후자다. 서두르지 않는 잔잔한 톤으로 게스트와의 템포를 조절해가는 유재석만의 매력인 것이다.

유재석의 소리 구사, 즉 100% 육성에 의한 잔잔한 중저음역 소리는 친구나 친지 등 격이 없는 사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이다.

이런 잔잔하고 편안한 진행방식에 개그맨 경력을 더해 유재석만의 예능MC 진행방식을 만들어 낸 것이며, 바로 이런 스타일이 시청자에겐 마치 동네 아저씨 또는 오빠처럼 거부감 없이 편하고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문화연예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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