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한국에 뼈를 묻을 겁니다"
경기도 판교 '요즈마 스타트업 캠퍼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은 향후 계획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청소년·청년기를 보낸 곳은 이스라엘이다. 초등학교생이던 12살에 부모를 따라 이스라엘에 갔다. 현지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히브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모국어를 잊어가고 있을 무렵 군대에 갔다. '한국 남자는 무조건 군대에 가야한다' '군대를 다녀와야 성공한다'고 강조하던 아버지의 선택이었다. 한국행 비행기표도 직접 끊어줬다.
이 법인장이 복무한 곳은 강원도 고성의 22사단이다. 성인이 돼서는 처음 경험한 한국이었다. 겨울이면 이스라엘에선 보기 드문 눈을 치우고 또 치웠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고 이해도 어려워 선임들에게 혼이 많이 났다.
그러는 사이 한국어가 늘고 한국 문화도 익숙해졌다.
그는 "2년 전 한국으로 와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건 군대 경험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스라엘로 다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한 후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총리의 한국담당관으로 일했다. 2006∼2009년 이스라엘 총리인 올메르트는 해외 자본 유치와 연구개발(R&D) 지원 활성화로 이스라엘을 세계적인 창업국가로 만드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이갈 에를리히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다. 요즈마 창업 전 8년간 이스라엘 산업통상노동부 수석과학관을 역임한 에를리히는 정부 자문을 많이 맡고 있었다.
에를리히 회장을 만날 때마다 요즈마가 가진 유대인 네트워크와 그에 따른 결과를 보면서 많이 부럽고 배우고 싶었다는 이 법인장은 곧바로 요즈마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요즈마가 한국의 창업 생계계를 바꾸고 창업강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요즈마에 합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요즈마 캠퍼스는 돈만 주는 게 아니라 회사를 가꾸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이 캠퍼스에 입주해 많은 혜택을 받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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