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6일 현지시간) 최근 중국 정부가 일부 미국 IT 기업들에게 고객 데이터와 지적소유권 관리에 있어서 정부에 협조적일 것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 여름에 IT 기업들에게 배포한 문서에는 이들 기업이 중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일체의 행동을 하지 않으며, 중국 고객들의 데이터를 중국 국내에서만 저장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닮겨 있다고 NYT는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서약서에는 미국 기업들에게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상품이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secure and controllable)" 것이 되도록 약속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곧 기업들이 흔히 말하는 뒷문 (back doors), 즉 제 삼자에게 암호나 소스 코드를 넘김으로서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도록 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 측은 중국 정부 쪽에 이러한 서약서와 관련되어 문의 팩스를 보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으며, 우버와 애플, 구글 등 관련 기업들도 아직 이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약서에 담긴 내용은 최근 공포된 중국 국가 안보법의 내용과 유사하다. 이 문서에는 "우리기업은 다음 두 원칙을 엄격히 지킬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적혀있는데, 그리고 이 두가지는 "국가의 안보를 해치지 않으며, 고객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추가된 6가지 준수사항들을 얼핏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안전성과 통제가능한" 부분이 추가된 내용은 중국 정부의 검열과 감시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용도 함의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러한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를 경우 미국 기업들은 고객들을 염탐하는 것이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중국 시장에서 고전할 수 있는 딜레마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의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원활한 비즈니스를 여러 가지 혜택들을 중국에 넘겨주어야 했다. 일부는 기술이전을 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중국의 라이벌 기업들과 협력을 하기도 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달 초 델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 새 전략에 따라 1250억달러를 향후 5년간 중국에 쏟아붓고, 현지 소프트웨어 회사 킹소프트와 공동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개시 협약에 합의했다. 시스코는 지난 6월 100억달러를 향후 몇 년간 중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다음 주에는 시애틀에서 열리는 미-중 기술 포럼에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인 루웨이와 미국 IT 기업들인 애플, 페이스북, IBM, 구글, 우버 등 과의 미팅이 있을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도 방문할 예정이다. NYT는 이번 행사에서도 이런 거대 미국 거대 테크 기업들과 중국 간의 협력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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