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보정 "'용팔이' 주원,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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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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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그야말로 SBS 드라마국 천하다. 월화극 '미세스캅'과 수목극 '용팔이'가 경쟁작을 크게 따돌리며 선두자리를 우뚝 지키고 있고,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 역시 전작보다 높은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이 세작품의 교집합이 있으니, 바로 신예 배우 김보정(28)이다.

지난 6월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달려라 장미'(연출 홍창욱)를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한 김보정은 뮤지컬과 연극계에서는 입지가 탄탄한 연기 베테랑이다. 소속사도 없이 오디션을 보러온 맹랑한 여배우의 연기력에 매료된 홍창욱 PD가 "김보정의 연기를 보고 싶다"며 예정에 없던 캐릭터를 만들어 출연을 강행할 정도다. 이후 무대에서 쌓은 연기력이 SBS 드라마국에 입소문이 나 '미세스캅' '용팔이' '애인있어요'까지 줄줄이 캐스팅됐다.

"9년간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쉬지 않고 연기했는데 드라마 현장은 신기한 것 투성이에요. 123부작 '달려라 장미'를 하면서 조금 알았다 싶었는데 미니시리즈 현장은 또 다르더라고요.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한장면 한장면 찍어내는 현장에 제가 있다는 것이 새로운 즐거움이에요."

즐겁다고 표현했지만 고된 작업임이 분명해 보였다. 피 칠갑을 한 채 시멘트 바닥에 8시간을 누워있었고, 붕대를 감고 링거를 꼽은 채로 4시간 동안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 "배우는 평생 배우는 직업"이라는 김보정은 여기서도 깨달음을 얻었다.

"분장용 피가 끈적거려 파리가 계속 꼬이는데 주원 씨가 내내 옆에서 손부채 질로 파리를 쫓아주더라고요. 붕대를 감고 있을 때도 링거까지 꼽아 화장실도 못 가고 4시간째 대기하고 있는데, 주원 씨가 저를 발견하고는 FD에게 '주삿바늘이라도 뽑아줘야 배우가 쉴 수 있을 것이 아니냐'고 말해 준 덕에 한결 편하게 촬영을 기다렸죠.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되는구나…깨달았어요."
 

[사진=유대길 기자]

21살에 첫 무대에 오른 김보정이 연기를 해야겠다고 먹은 것은 19살. 불과 2년 만에 꿈을 이룬 셈이다. "전주예고에서 드럼을 전공하다 방학 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기 수업을 듣고 심장이 뛰었다"는 김보정은 그때부터 연기를 준비해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불과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연기 대해 이야기할 때면 파스타를 말던 포크를 내려놓고 손을 이리저리 휘휘 저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즐거운 기색이 선명하다.

"성격이요? 많이 허술해요. 구멍도 많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연기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 지지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성격대로 연기했어요.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성격이라 상대가 어떻게 연기해도 맞춰줬죠. 분명 장점이지만, 김보정만의 것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상대와 호흡하면서도 내 중심을 잃지 말아야겠구나…생각하는 요즘이에요."

시청자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김보정은 다시 관객을 찾는다. 내달 15일 대학로 한양 레퍼토리 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뷰티풀 선데이' 여주인공 은우를 통해서다.

"드라마, 영화, 연극…어느 한쪽에 치우쳐 다른 것을 소홀히 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배우는 운동선수와 같다고요. 끊임없이 훈련하고 단련해야죠. 메릴 스트립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때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연기하면서 나이 들고 싶거든요. 어떤 역할을 연기하든 김보정의 색을 담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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