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유자금 수익률 ‘제로’…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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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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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 9개 기금 1235억원대 자산 0% 금리로 운용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운용 중인 기금 여유자금이 수익률을 내지 못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간 500조원 규모의 여유자금을 정부가 제대로 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금 여유자금은 기금이 보유한 자산 중 고유사업에 활용되지 않고 채권·주식이나 대체투자로 운용되는 자산을 의미한다.

21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낸 ‘기금 여유자금 운용실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제외한 정부 63개 기금 여유자금 규모는 연중 운용평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한 524조원이다.

이는 지난 2010년(348조원)과 비교하면 4년 새 50.5% 증가한 수치다. 여유자금 가운데 국민연금기금이 437조9000억원으로 84%를 차지했다.

국민연금기금은 작년 운용수익률이 5.25%로 63개 기금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국민연금기금은 모든 정부 기금 중 가장 높은 운용전문성을 갖추고 위험자산 투자비중이 높은 편인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작년 수익률이 0.12%로 꼴찌다.

이처럼 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의 수익률이 현저히 낮은 것은 주요 기금을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넣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증진기금은 자산 대부분인 913억원이 한은 금고에 있다. 이밖에 응급의료기금(169억원)과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127억원)을 포함해 최소 9개 기금 1235억원대 자산역시 한은을 통해 0% 금리로 운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부 기금이 상당한 규모 여유자금을 운용수익률이 0%인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넣어두고 있어 기회비용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은 국고계좌로 운용 중인 기금 여유자금의 정확한 자산 규모를 정부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를 명확히 파악해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상대적으로 국내 기금 중 성과가 좋은 편에 속하는 국민연금 수익성도 높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지난 2009∼2013년 평균 운용수익률(6.9%)을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미국(CalPERS·13.1%), 노르웨이(GPF·12.0%), 캐나다(CPPIB·11.9%), 네덜란드(ABP·11.2%)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목표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을 배분한데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산운용방향에 대한 검토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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