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위기의 한국 철강…재도약 골든타임 잡아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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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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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10여개 국내 철강업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17년만이다. 이날 비상대책 구수회의는 철강업 불황과 과잉공급, 여기에 중국 철강의 공습까지 더해진 한국 철강업계의 위기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이차이쟈(白菜價·배춧 값)로 불리는 저가의 중국 철강은 우리나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입량의 65%를 차지하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지난달에만 전년대비 30%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중국 철강이 가격경쟁력에 기술력이라는 두가지 강점을 모두 갖췄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시장에까지 중국산이 범람하면서 자칫 미래 먹거리마저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과 함께 한국 수출시장의 내몰림 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국 철강수출은 28% 급증한 반면, 일본은 1.6% 증가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오히려 0.2% 감소하며 더욱 위축된 양상을 드러냈다.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규모가 지나치게 거대하고, 자칫하면 통제의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무분별하게 들어온 중국산 철강재는 국내 철강산업의 생태계마저 흔들고 있다.

이같은 위기는 철강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조선, 화학, 전자, 섬유 등 여러 제조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공격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계의 체질개선이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시점에 기업노조는 임금을 놓고 파업을 벌이고, 정부는 개혁을 늦추고 있다. 자신들만의 성(城)안에서 치열한 각개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골든 타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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