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위기의 폭스바겐…현대·기아차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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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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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CEO[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유럽 최대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얄궂게도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대·기아차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미국 환경청(EPA)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배출가스 눈속임을 위한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폭스바겐 제타·비틀·골프·파사트, 아우디 A3 등 48만여대를 대상으로 리콜 명령을 내렸다. 폭스바겐은 이로 인해 최대 180억 달러(한화 21조1500억원)의 벌금을 물 수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은 문제가 된 4기통 2.0 디젤 터보 엔진을 장착한 차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CEO는 성명서를 내고 “소비자와 공공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내부 조사를 실시해 밝혀진 사실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은 올해 상반기에 글로벌 503만9000대를 판매해 502만2000대를 판매한 도요타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배출가스 눈속임’ 사태로 폭스바겐의 글로벌 판매 1위 목표는 멀어졌다.

또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 디젤’을 강조하던 폭스바겐의 브랜드 신뢰도가 타격을 받으면서 향후 그 파장을 짐작할 수 없다. 심지어 폭스바겐의 본국인 독일도 폭스바겐 모든 디젤차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 리콜 문제가 아니라 80여년 역사의 폭스바겐이 쌓아온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현대기아차는 폭스바겐이 직접적인 타격이 있는 북미 시장과 디젤 비중이 큰 유럽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에서 올 8월까지 폭스바겐은 40만5202대의 차를 판매해 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4%와 3.7%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디젤 차 판매가 중단되면서 현대·기아차 준중형 세그먼트의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와 쏘나타, K3, K5, 스포티지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도 폭스바겐 배출가스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시장에서 기아차는 약 60~70% 현대차는 약 45~50%가 디젤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현대차는 서유럽에서 현지 판매로 29만4245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9% 성장한 수치다. 기아차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유럽 현지판매는 25만56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폭스바겐 본사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는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미국에서 리콜이 된 차 중 ‘유로 6’ 인증을 받은 폭스바겐 골프·비틀·제타, 아우디 A3에 대해 정밀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는 “환경부와 논의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추석 전에 나올 예정”이라면서 “운행 중인 차는 소비자에게 양해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판매를 앞두고 있는 신차 중 ‘랜덤 샘플링’을 통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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